국내 완성차 기업의 생산·판매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차체·섀시 등으로 쓰는 '용융아연도금강판'의 판매량도 늘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열연·냉연강판에 열로 녹인 아연 도금을 입힌 것으로 부식에 강하고, 성형·용접·도장 등 가공하기도 좋은 철강재다. 자동차 내외장재로 많이 쓰인다.

2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용융아연도금강판(MTI 613410) 수출은 27만7935톤(t)으로 전년 동기보다 9.4% 늘었다.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출 규모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등으로 올해 2월까지 부진했으나, 3월부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이 주로 만든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뉴스1

용융아연도금강판 1분기 내수 판매량도 113만871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가량 늘었다. 내수 판매량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같은 기간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판매량이 4.4% 줄고, 냉연강판 판매량이 12.5%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전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 기업이 반도체 부족 문제로 주춤했던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판매도 힘을 받으면서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올해 1분기 국내외 공장 가동률(생산량/생산능력)이 103.7%로 지난해 동기보다 12.9%포인트(p) 올랐다. 기아(000270)도 공장 가동률 100%를 기록했다.

철강사들은 자동차 산업 호조와 전기차 전환에 발맞춰 자동차 강판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가파스칼)급 제품이 대표적이다. 1㎬는 가로·세로 1㎜ 크기의 재료가 100㎏의 무게를 견딘다는 의미로, 10원짜리 동전 크기면 11톤(t)의 무게를 버틸 수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세계 최초로 1.8㎬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양산하고, 전기로에서 1㎬급 자동차 판재 시험생산 및 부품 제작에 성공했다.

포스코 역시 연간 100만톤(t) 규모의 ㎬급 제품 '기가스틸' 생산체제를 갖췄다. 또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 가공센터인 POSCO-CSPC(China Suzhou Processing Center)에 기가스틸 전문 가공센터를 신설했다. 포스코는 전문 가공 설비를 도입한 만큼 기가스틸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