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비수기로 꼽히는 보일러 업계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가정용 에어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실내 온도에 따라 압축기 회전수가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해 냉방 효율은 높이고 운전 소음은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별도 설치공사를 하지 않고 소규모 사무실과 원룸, 자녀 방 등에 설치할 수 있다.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이미지./귀뚜라미 제공

귀뚜라미는 2000년대 초부터 냉방·공조 분야 기업인 센추리 아산공장과 범양냉방공업, 신성엔지니어링 등을 인수하며 냉방사업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주로 산업용·상업용 에어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2020년에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진출했다.

신사업 진출에 힘입어 귀뚜라미의 경영실적도 꾸준히 개선됐다. 귀뚜라미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0년 9352억원에서 2021년 9733억원, 2022년 1조2024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263억원, 2021년 248억원, 2022년 354억원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도 최근 냉방과 제습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를 공개하고 냉방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물이 증발하면서 주위 기온을 낮춰주는 원리를 활용해 효율이 높은 제품이다. 지역난방에서 발전 후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해 기존 시스템에어컨 대비 전기요금이 절반 수준이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에어컨을 조달해 시장에 판매한 바 있다. 겨울철에 매출이 집중되는 보일러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나 이후 보일러 수출에 집중하면서 냉방 사업을 유지하지 못했다.

경동나비엔의 분기별 실적을 보면 2·3분기 매출이 저조한 편이다. 작년의 경우 2·3분기 평균 매출은 2647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이었다. 1·4분기 평균 매출 3157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콘덴싱 에어컨 제품은 냉방과 제습,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면서 “제품 인증 절차 등이 남아있어 실제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으려면 몇 년은 더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