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161000)LG화학(051910)의 베트남 현지 법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신사업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인데, 애경케미칼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고 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현재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LG화학의 현지 가소제 생산법인(VINA PLASTICIZERS CHEMICAL COMPANY LIMITED)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신고 심사를 받고 있다.

애경케미칼 베트남 공장 전경. /애경케미칼 제공

해당 법인은 LG화학이 1995년 베트남 석유화학 기업들과 절반씩 공동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지난 1997년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2020년 기준 연산 12만톤 규모 가소제를 생산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9월 LG화학이 투자한 지분 50%를 25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가소제는 PVC를 비롯한 플라스틱에 첨가해 성형과 가공을 쉽게 하는 물질로 벽지, 바닥재, 전선 등에 쓰인다. 애경케미칼이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제품에서 가소제와 무수프탈산 비중이 절반에 가깝다. 현재 생산 기지는 국내와 중국에만 있다.

최근 LG화학은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있다. 중점을 둔 신사업은 총 3개 분야로 지속가능, 전지소재, 신약이다. 가소제도 꾸준히 생산하고 있지만, 사업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이번에 매각하는 가소제 생산법인의 경우 LG화학은 지분 투자만 했을 뿐 실질적인 경영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절반을 투자한 베트남 현지 기업이 사실상 공장 운영과 관리를 맡아왔다는 뜻이다.

업계에선 가소제 용도 특성상 PVC 등 생산 시설과 물리적으로 가까울수록 이점이 크다고 평가한다. LG화학은 베트남에서 편광판만 주로 생산하는 반면, 애경케미칼이 2003년 설립한 베트남 법인인 AK VINA(비나)는 복합소재용 수지, 계면활성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출범 이후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2021년 애경그룹이 애경유화, 애경화학, AK켐텍 등 3개 계열사가 통합되며 출범했는데, 그 전후로 글로벌 현지 사업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제시해 왔다.

애경케미칼은 오는 2024년을 목표로 AK비나의 계면활성제 생산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연간 생산량은 기존 1만6000톤에서 3만9000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영업사무소를 확장 이전해 동남아 지역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