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컨테이너 하나를 나를 때마다 얻는 세전이익(EBIT)이 올해 1분기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해운업계에서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HMM은 작년에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하반기에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세전이익은 288.6달러로 작년 1분기 2732달러보다 89.4%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 하파그로이드(Hapag-Lloyd)는 TEU당 663.6달러의 세전이익을 거뒀고,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456.1달러, 덴마크 머스크(A.P. Møller – Mærsk A/S)는 361.4달러를 기록했다.

HMM의 컨테이너선이 출항하고 있다. /HMM 제공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해상 운임이 급락해 해운사의 수익이 줄었지만, HMM의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하파그로이드(-58.1%)나 머스크(-69.3%)보다 감소폭이 컸다. HMM이 상대적으로 장기계약 운임 비중이 떨어지는 점, 아시아~미국 노선의 물동량 비중이 큰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해상 운임은 1년 단위로 고정 운임을 적용하는 장기계약과 시황에 따라 운임을 매기는 스폿(Spot·비정기 단기 운송 계약)으로 구분한다. 스폿 운임이 장기계약 운임보다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컨테이너선 스폿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평균 1006.9로 지난해 동기보다 76.3%(3236포인트) 하락했지만, 장기계약 운임 지표인 제네타해운지수(XSI)는 같은 기간 5.1%(15포인트) 높았다. 스폿 중심으로 미주 노선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던 이스라엘 짐(ZIM)은 올해 1분기 세전손실 1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해운업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보다 하반기가 더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HMM은 미주 노선 화주와 장기계약 운임 협상을 대부분 마무리했는데, TEU당 1400달러대로 지난해 대비 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폿 운임도 이달 평균 SCFI가 984.7로 약세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차례로 유럽 노선 등에 투입하고 있어 선복량(적재능력) 조절을 통한 운임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 적자 전환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MM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3069억원에서 2분기 490억원으로 줄고, 3분기에는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민영화를 위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가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HMM은 북아프리카 등 기항지를 다변화하고, 냉동(Reefer) 컨테이너와 같은 수익성이 좋은 화물 영업을 강화해 대응할 계획이다. 벌크선(건화물선) 사업 비중을 늘리며 컨테이너선 사업에 쏠려있는 매출 구조도 다변화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매 재고가 줄어드는 등 해상 운임에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