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 업체들이 대륙을 넘나들며 방산 전시를 통한 마케팅 활동에 힘쓰고 있다. 국제 방산 전시회는 세계 각국 군 관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식적인 홍보 창구로, 이를 계기로 실제 수출 계약이 진행되기도 한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LIG넥스원(079550), HD현대중공업(329180) 등 국내 방산업체들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랑카위섬에서 열리는 국제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에 참가한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LIMA 2023에는 한국을 포함해 30여개국 600여개 업체와 아랍에미리트(UAE)·튀르키예·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8개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으로, 방산 수출 관련 논의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말레이시아 'LIMA 2023'에서 개최된 FA-50 최종 계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구영 KAI 사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다토시리 뮤에즈 말레이시아 국방사무차관, 다토시리 아스구아 고리만 말레이시아 공군총장. /KAI 제공

KAI는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와 FA-50 수출 최종 계약식을 진행했다. 앞서 KAI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18대 수출 본계약을 체결한 뒤 항공기 납품, 후속지원 등 세부 내용을 놓고 논의를 이어왔다. 이날 최종 계약식에는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강구영 KAI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말레이시아 공군이 운용할 FA-50M뿐만 아니라 최근 전력화 10주년을 맞은 수리온의 동남아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과 함께 4900톤(t)급 상륙함 노적봉함을 선보인다. LIG넥스원은 함정용 유도로켓 '비룡'과 '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K-SAAM)',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등을 소개한다. 이현수 LIG넥스원 부사장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세일즈 활동을 펼친다.

23일 말레이시아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LIMA 2023' 내 LIG넥스원 부스에서 이종섭(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김무겸(왼쪽) LIG넥스원 해외3사업부장(상무)으로부터 수출 추진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국내 방산 업체들은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국제방위산업전(IDEX) 2023′에도 참여해 현지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방위산업진흥회는 IDEX에서 국내 방산업체들과 함께 1447㎡ 규모의 '한국관'을 운영했고 현대로템(064350), LIG넥스원,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KAI, 풍산(103140), SNT모티브(064960) 등 국내 기업들이 단독 부스를 차렸다.

한화그룹은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지대지 미사일로 개조한 천검(한화방산), 초소형 SAR위성(한화시스템(272210)) 등을 전시하면서 미래 전장에 적용 가능한 '통합 방위 솔루션'을 선보였다. KAI는 UAE와 공동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다목적 수송기 모형과 FA-50, KF-21, 소형무장헬기(LAH) 등 주력 제품을 전시했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 HR-SHERPA의 중동형 모델을 선보였고, LIG넥스원은 현대로템의 HR-SHERPA에 대전차 유도미사일 '현궁' 발사대를 탑재한 소형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구본상 LIG 회장과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 등도 UAE를 직접 찾아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며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지난 4월에 브라질과 페루를 찾아 방산시장 확대 및 방산수출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LIG넥스원,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지난달 11일 브라질 LAAD 방산전시회에서 국회 국방위원회·방위사업청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한국 방위산업의 날(Korea Defense Industry Day)'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자사 제품과 기술력을 홍보했다. 이 자리에는 LAAD 참가국의 군 획득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난 4월 11일 브라질 LAAD 방산전시회에서 국회 국방위원회·방위사업청 공동 주관하에 열린 '한국 방위산업의 날(Korea Defense Industry Day)' 행사에서 한국 방산 관계자와 외국 군 획득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국제국 제공

또한 KAI는 이달 18~21일(현지 시각) 페루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SITDEF 2023′에도 부스를 꾸렸고, 윤종호 부사장이 직접 현지를 찾았다. 페루는 지난 2012년 KAI의 KT-1P 기본훈련기 20대를 구매해 공군 전력으로 이용하고 있다. KAI는 페루에 FA-50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다. KAI 관계자는 "페루는 향후 경전투기 획득사업 추진이 예상되며, FA-50은 페루 공군의 노후 항공기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의 K-808 장갑차도 페루 육군 8륜형 장갑차 도입사업에 참여 중이다. 사업 규모는 약 7000만달러(약 918억원)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인 MADEX(6월·부산), ADEX(8월·성남)에 잇달아 참가한 뒤 오는 9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로 향한다. MSPO는 1993년부터 매년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국제 방산 전시회로, 폴란드 국방부와 국영 방산그룹인 PGZ가 공식 후원한다. 올해 MSPO에는 한국이 '주도국'으로 참가하면서 수출이 추진되고 있는 무기를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홍보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하고, 주변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세부 전략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