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 절차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두 회사의 계열사인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이 사업 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앞날이 불확실해 새로운 기재 도입 등 사업 확장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새 항공기를 들여오거나 신규 채용을 진행하며 코로나19 기간 줄였던 몸집을 다시 키우고 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최근 부기장, 객실승무원, 항공 정비사, IT 부문 등에서 신입·경력직 직원을 공개 채용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전날부터 신입 객실승무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제주항공(089590)은 새 화물 전용기 계약을 체결하고 화물 사업에 힘을 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신입 객실승무원을 채용했다. 청주공항을 모(母)기지로 한 에어로K는 회사 SNS에 조만간 들여올 새 항공기를 래핑(Wrapping)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에어로K는 신 기재를 들여온 후 오사카 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다른 항공사에 비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에어는 지난달에 경력직 부기장 채용에 나섰고,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무안~몽골 노선 신규 운수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두 회사 계열사 중 대표로 수혜를 본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올해 초 신입 직원을 채용했지만, 연내 새 항공기를 들여올 계획은 없다. 인천공항발(發) 노선을 늘리고 있는 에어부산은 최근 부산시 내에서 분리매각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며 곤란한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에어부산을 매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2년 연속으로 신규 운수권을 따내지 못했다. 운수권이란 여객이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두 회사는 모두 이번 국토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1개의 노선도 가져가지 못했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도전했지만, 지난해 4월에 이어 올해도 떨어졌다. 에어부산의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주항공이 부산~몽골 노선을 따내며 두 항공사가 김해공항에서 경쟁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현재 EU, 미국, 일본 등 3개국 승인이 남았다. 한 국가라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합병은 무산된다. EU 경쟁 당국은 오는 8월 3월까지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인데,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SO)를 대한항공에 통보한 상태다. 최근 외신은 미국 법무부가 두 회사 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합병 이슈가 2년 넘게 지속되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다 보니 계열사들은 사업에 변화를 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 당국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