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방탄소년단(BTS) 그룹 활동 부재로 인한 우려를 잠재웠다. 하이브에 남은 숙제는 플랫폼 사업 실적이다. 하이브는 올해 하반기 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 유료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1분기에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4106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1%, 41.8% 증가했다. 멀티 레이블 체제 아래에 각 레이블 아티스트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펼쳐 음반 판매 수익 등 아티스트 직접 참여형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그룹 세븐틴이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스타디움 모드)에서 열린 ‘SEVENTEEN 2022 JAPAN FANMEETING ‘HANABI’’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이브의 1분기 음반 판매량은 총 911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늘었다. 레이블별로 보면 빅히트뮤직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314만장, BTS 멤버 지민이 157만장을 팔았고, 어도어의 뉴진스가 168만장을 판매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과 세븐틴의 유닛그룹인 부석순이 각각 127만장, 76만장의 음반을 판매했다.

하이브는 현재 국내외에 총 9개의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케이팝(K팝) 레이블은 6개인데 대부분 레이블당 한두 팀의 아티스트를 담당하고 있다. 두 팀 이상을 담당하더라도 이미 기반이 잡힌 고연차 한 팀에 저연차 팀이 추가된 형태로, 아티스트에 기획·제작 역량을 집중하기 용이한 환경이다. 빅히트의 BTS, TXT, 플레디스의 세븐틴, 쏘스뮤직의 르세라핌, 어도어의 뉴진스는 1년에 두 개 이상의 음반을 발매하면서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올해도 하이브는 3개 팀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래퍼 지코가 수장으로 있는 KOZ엔터테인먼트가 이달 30일 새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선보이고 하반기에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보이그룹이 데뷔한다. 하이브와 유니버셜뮤직그룹 산하의 게펜레코드가 협업해 선보일 미국 현지 걸그룹도 이르면 올 연말 무대에 선다.

그래픽=정서희

하이브에 남은 숙제는 위버스의 실적 개선이다. 위버스는 오는 9월까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아티스트 12팀과 미국, 일본 등 해외 아티스트가 입점할 예정인데, 이를 계기로 위버스 이용자 증가와 함께 수익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 입점 아티스트는 총 83팀이다. 지금까지 위버스 자체만으로는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었지만, 새로운 유료 구독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위버스의 유료 구독 모델은 아티스트와 팬 간의 ‘프라이빗 채팅 서비스’인 ‘디엠(DM)’이다. 지난 2일 일본 걸그룹 AKB48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멤버 단위로 구독할 수 있는데, 팬이 아티스트와 일대일 메신저로 대화하는 듯한 사용자 경험(UX)을 구현했다.

다음달 10일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는 아티스트의 사진과 손글씨로 직접 공식 상품을 디자인해 주문할 수 있는 ‘위버스 바이 팬스(Weverse by Fans)’ 서비스를 시작한다.

위버스 내 광고 도입도 검토 중이다.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안정적인 실시간 영상 송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광고 도입 목적을 설명했다.

최 대표는 “3분기에는 다양한 서비스를 한 데 묶어 팬에게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팬들이 오래 기다려온 실시간 자막 서비스를 포함해 팬레터 손글씨 서비스 등 새로운 기능과 혜택을 포함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위버스 사업) 수익화에 탄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