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도 폭탄으로 서울가스(017390)(서울도시가스) 주가가 급락하기 전에 대구경북지역 도시가스 공급사업 등을 영위하는 대성홀딩스(016710)도 서울도시가스의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성홀딩스는 서울가스 주식 47만주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매도해 160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지분율은 2009년 6월 22.6%(113만주)에서 2023년 3월 기준 13.2%(66만주)로 9.4%포인트(p) 감소했다.

대성그룹 창업주 김수근 회장의 차남과 삼남인 김영민(왼쪽) 서울도시가스 회장,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조선DB

네 차례 거래는 모두 시간외 매매로 이뤄졌다. 대성홀딩스는 작년 8월 26일에 주당 23만7900원에 서울도시가스 주식 15만주를 팔았다. 작년 11월 2일에는 주당 30만2250원에 10만주를 팔았고, 올해 1월 3일에는 주당 40만2838원에 10만주를 팔았다. 올해 3월 2일에는 주당 44만9064원에 12만주를 팔았다. 대성홀딩스는 서울도시가스 주식의 매도 배경을 “신규사업 투자 재원 및 계열회사 투자 등 자금의 효율적 운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까지 주당 10만원선을 넘는 날이 드물었던 서울도시가스의 주가는 2021년초부터 상승세를 탔고, 지난달 7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50만4000원을 기록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도 폭탄 직전인 지난달 21일에도 46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 24일부터 폭락해 서울도시가스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11만2700원까지 떨어졌고, 지난달 28일 소폭 반등해 현재는 12만원대다.

대성홀딩스와 서울도시가스는 대성그룹에서 분리된 형제기업이다. 2001년 창업주 김수근 대성그룹 회장이 별세하자 그의 자녀들은 경영권 분쟁 끝에 그룹사들의 지배권을 나눠가졌다. 장남인 김영대 회장은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가스를,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대구도시가스(현 대성홀딩스)를 맡았다.

이후 대성산업과 대성홀딩스는 계열분리 후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쳤으나 서울도시가스만 대성홀딩스가 계열분리 과정에서 획득한 지분 22.6% 때문에 지주사 체제 전환이 미뤄졌다. 대성홀딩스는 지난해 8월까지 서울도시가스 지분율에 의미있는 변화를 준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11.54%)과 그의 개인회사인 서울도시개발(26.27%) 등이 보유한 지분 40.73%의 절반 수준이지만 충분히 경영권에 위협적인 규모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울도시가스의 김영민 회장도 지난달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서울도시가스주식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매도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판 것은 13년만에 처음이다. 김 회장의 서울도시가스 지분은 기존 11.54%에서 9.54%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