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대 그룹 총수는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제외하면 외부 활동 없이 비교적 조용한 한 주를 보냈다. 이들 총수에 대한 언급량도 다소 줄어들었다. 다만 부정적인 이슈보다는 긍정적인 이슈와 함께 묶여 언급되면서, 네 총수 모두 키워드 긍·부정 비율에서 긍정이 우세했다.

2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0~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총 526회(뉴스 384회·블로그 142회) 언급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언급량이 66.46% 늘었다.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이 회장이 3년 만에 중국 사업장을 방문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26일이었다. 이날 이 회장의 뉴스는 97회, 블로그 글은 4회가 올라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텐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 회장은 지난 23일 중국에 도착한 뒤 24일 톈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간 이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5월 중국 산시성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 방문 이후 중국을 찾지 못했으나, 이날 3년 만에 중국 내 위치한 삼성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25~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열린 ‘경제 회복 : 기회와 협력’을 주제로 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도 참석했다. 포럼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세계적인 기업 고위 인사 100여명 등도 자리했다. 이번 포럼에서 화이자, 존슨앤존슨, 로슈,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회사 CEO들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사업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두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의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이 회장과 관련한 키워드의 긍·부정 비율은 긍정이 58%로 우세했다. ‘좋다’라는 긍정어가 58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회장은 25일 발전포럼 비공개 세션 참석 당시 행사 참석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북경(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죠”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견제 기조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인 삼성의 처지를 고려한 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 ‘격려하다’(51회), ‘적극적’(50회) 등이 뒤를 이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지난주 총 215회(뉴스 189회·블로그 26회) 언급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언급량이 65.54% 줄어든 비교적 조용한 한 주를 보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날은 22일로, 이날 최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항소심을 앞두고 소송 대리인단을 재편했다는 내용이 다수 매체에서 보도됐다.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박경일(왼쪽) SK에코플랜트 사장, 이승철(가운데) SK오션플랜트 대표와 경남 고성군 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SK에코플랜트 제공

노 관장은 2심을 앞두고 기업소송 및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를 다수 선임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을 인정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모두 항소한 상태다.

지난주 최 회장 관련 키워드 긍·부정 비율은 긍정이 61%로 우세했다. ‘보상’이라는 키워드가 35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지난 21일 SK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12개 주요 관계사가 이번달 이사회를 열어 총 1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며, 이중 7명은 여성이고 CEO급 전문경영인 출신도 7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SK그룹은 2021년부터 CEO 평가와 보상을 맡기는 등 이사회 권한을 확대해 왔다는 내용’이 다수의 매체에서 언급됐다.

부정 키워드로는 ‘부당 지원’이 13회 언급됐다. 이는 22일 공정위가 ‘효성(004800)·효성중공업(298040)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부실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혐의에 대해 2년간 조사를 벌였지만, 제재 없이 심의를 종료했다’라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를 다룬 다수의 기사에서 앞서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에서 계열사 4곳을 누락한 최태원 SK 회장을 고발하지 않고 ‘경고’ 조치만 내렸다는 내용도 함께 언급됐다. 이밖에 ‘이혼’ 등 부정 키워드도 12건 언급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주 총 171회(뉴스 136회·블로그 35회) 언급됐다. 전년 동기 대비 언급량이 23.66% 줄었다. 가장 언급량이 많았던 날은 20일로, 이날 정 회장을 비롯한 범현대 일가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2주기를 앞두고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냈다.

20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부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2주기 제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정 회장의 청운동 옛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스1

지난주 기업들의 사업보고서가 잇달아 공개되며 정 회장의 연봉도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에서 70억1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36억2500만원 등 총 106억2600만원을 받았는데, 금융 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높았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은 ㈜LG에서 94억7800만원을 받아 연봉 2위에 올랐다.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90억100만원)이 3위였다.

지난주 정 회장의 긍·부정 비율은 긍정이 58%로 우세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적, 정 회장의 연봉과 관련해 ‘호조’라는 긍정어가 7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증권가는 현대차가 올해 1분기 삼성전자보다도 높은 약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장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분기 기준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하는 것은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기아(000270)도 1분기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오를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했다.

지난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총 106회(뉴스 89회·블로그 17회) 언급되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언급량을 보였다. 가장 많이 언급된 날은 21일로, 이날 LG그룹의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며 구 회장의 연봉을 언급한 기사가 다수 보도됐다.

지난 16일 구광모 LG 대표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LG 제공

최근 구 회장은 청년 인재 육성에 힘쓰는 모습이 연달아 강조되고 있다. 지난 26일엔 LG그룹이 ‘AI 해커톤’을 개최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LG AI 해커톤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는 능력을 겨루는 대회로, 지난 2020년부터 매년 2차례 진행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특별히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LG AI연구원,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채용 박람회’도 진행됐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16일 국내 이공계 R&D 인재 400여명을 초청해 ‘LG테크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LG테크콘퍼런스’는 우수 R&D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LG의 기술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로,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에 힘입어 지난주 구 대표의 긍·부정 비율도 긍정이 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호조’가 5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으며 ‘희망’(2회), ‘안정적’(2회), ‘젊다’(2회)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