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이 주력하는 에너지 사업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매출 자체는 늘었지만, 난방비 급등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영업 손실로 이어졌다. 물가, 인건비가 상승해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성에너지(117580)의 알짜 사업으로 자리매김해온 대성창투(027830) 수익도 크게 줄었다. 대성창투는 벤처투자를 담당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대성에너지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210억원으로 한 해 전(7704억원)보다 32.5% 증가했다. 천연가스 가격 등으로 구성되는 매출 원가가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대성에너지 매출 원가는 6475억원에서 9070억원으로 약 40.1% 증가했다. 대성에너지는 한국가스공사(036460)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대구와 경산 지역을 중심으로 취사용, 난방용, 영업용 등 도시가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외형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대성에너지 영업이익은 9억3874억원으로 전년(160억원)보다 94.1% 이상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19억원에서 마이너스 7억554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대성에너지가 연간 기준으로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처음이다. 대성에너지는 상장 후 이듬해 대구도시가스에서 대성에너지로 상호를 바꿨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도시가스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 적자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4, 5, 7, 10월 네 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1년간 메가줄(MJ·가스열량단위)당 5.47원 올랐는데 인상률로 보면 42.3%다. 마침 대구 지역은 기후가 비교적 온난해 난방비 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밸브를 걸어 잠갔다.

도매요금은 인상됐지만 소매공급비용은 동결되거나 소폭 조정되는 데 그친 것도 손실 증가로 이어졌다. 서민들이 부담하는 도시가스 소매가격은 정부가 정하는 도매요금과 지방정부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시장, 도지사가 승인하는 소매업체의 공급비용이 더해져 청구된다. 지난해 말 기준 판매관리비는 113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61억원(5.7%) 늘었다.

카카오(035720), 두나무, 크래프톤(259960) 등 지분 투자에 성공하며 벤처투자 업계는 물론 그룹 내 입지를 키워온 대성창투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대성창투는 벤처 기업 투자를 위해 1987년 설립됐고, 2010년 사명을 변경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직접 투자도 하지만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도 높다.

지난해 대성창투 영업이익은 10억원대로 한 해 전(95억원)과 비교해 89.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6억원에서 7억9242만원으로 89.6% 줄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가리키는 영업이익률은 43.6%에서 7.5%로 떨어졌다. 투자조합 수익이 급감한 탓인데, 2021년에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성과가 좋았던 영향도 있다.

대성에너지는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본업 외 사업 다각화를 위해 사업목적 조항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금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주당 250원으로 결정했다. 대성창투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재선임, 정관 변경 안건 등을 승인받는다는 방침이다. 적대적 인수 또는 합병 방지를 위해 이사 선임 및 해임 요건을 강화하고, 퇴직보상금 제도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