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컨테이너선 호황기 동안 쌓은 현금으로 탱커선(석유 등 액체화물 운반선), 드라이벌크선(건화물선), 자동차 운반선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나섰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중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총 2억792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유니버설 챌린저(Universal Challenger)호 1척을 인수했고 이달 중으로 유니버설 이노베이터(Universal Innovator)호와 유니버설 프론티어(Universal Frontier)호도 인도 받을 예정이다. 이들 VLCC는 2019년에 건조한 선박으로 30만DWT(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중량) 규모다.
HMM은 지난해 원유운반선 1척을 반납하고 4척을 추가로 빌려 선대 규모를 10척으로 늘렸다. HMM의 원유운반선 적재능력도 2021년 말 182만DWT에서 지난해 말 286만DWT로 57.6% 늘었다. 중고 VLCC 3척을 모두 인수하면 1년여 만에 적재능력이 2배로 늘게 된다.
HMM의 주력인 컨테이너선 사업이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약세이지만, 원유운반선 시장은 활황이다. VLCC 운임의 기준으로 쓰이는 중동~중국 노선의 운임 지수(WS)는 지난 20일 기준 97.73으로 전년 동기 38.32보다 2.5배 뛰었다. 환산 일일 용선료(TCE)도 평균 9만6721달러로, 손익분기점(3만달러)의 3배가 넘는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미국·아시아 구간의 원유 물동량이 증가하고 중동 지역 내 활용할 수 있는 선박이 줄면서 VLCC 운임이 모든 수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HMM은 지난 16일에도 이사회를 열고 건화물선 용선(선박 임차) 건을 승인했다. 같은날 자동차 운반선을 새로 건조하는 건도 통과했다. HMM은 8600CEU(자동차 운송 단위)급 자동차운반선 3척을 발주해 2025년부터 인수하는 대로 현대글로비스(086280)에 임대하기로 했다. HMM은 또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인 9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도 지난달 발주했다.
HMM의 재원이 충분한 만큼 사업 다변화 전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HMM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0조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조9801억원으로 1년 새 3조원 넘게 늘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까지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