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의 고액 연봉자 명단에 고문, 자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최고경영자(CEO)보다 많은 보수를 받거나 CEO와 유사한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005930)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임원은 정은승 고문(전 반도체부문 사장)으로 총 보수는 80억7300만원이다. 김기남 회장(56억7200만원), 승현준 사장(55억8000만원), 이원진 사장(54억5300만원), 전준영 고문(52조5100만원) 보수가 다음으로 많았다.
고문은 그간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퇴임 후에 사업 자문 등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통상 퇴직 임원에 대한 예우인데 통상 1~3년가량 고문, 자문으로 대우하며 일정한 급여를 지급한다.
일부 고문 보수가 현직 임원보다 많은 건 퇴직금 때문이다. 임원 보수 총액은 급여, 상여를 포함한 근로소득과 퇴직 및 기타 소득으로 구성된다. 임원의 퇴직금 지급 규정은 회사마다 다른데 통상 퇴임 당시 직위, 근속기간 등을 토대로 산정된다.
지난해 정 고문의 80억원대 보수 중 퇴직금(49억8500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나머지는 급여(9억4200만원), 상여(19억5400만원), 기타(1억9200만원) 소득이다. 정 고문 퇴직금은 퇴직 기준 급여, 임원 근무 기간 19년에 지급 배수(1~3.5)를 곱해서 산출됐다.
정 고문 이전에도 삼성전자에서는 고문들이 고액 연봉자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 보수 상위 5명 중 4명은 고문이 차지했다. 고동진(118억3800만원), 김현석(103억3400만원), 김상균(95억6900만원), 이상훈(87억4500만원) 고문으로 김기남 회장(86억4400만원)이 이들 뒤를 이었다.
앞서 2020년에는 권오현 고문이 172억3300만원을 수령하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권 고문은 2014년부터 현업을 떠나기 전인 2019년까지 4년 연속 최고 보수를 수령했는데, 2017년에는 한 해 동안 243억8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SDI(006400)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한 임원은 심의경 고문(27억6600만원)이다. 전영현 부회장(24억7400만원), 최윤호 사장(20억1400만원), 안병진 자문역(13억2100만원), 임백균 고문(13억1900만원)이 뒤를 이었다.
LG그룹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LG전자(066570) 보수 상위 임원은 모두 고문과 자문역이다. 권순황 고문역(45억4600만원), 김진용 자문역(24억2700만원), 이종상 자문역(23억1600만원), 전명우 자문역(22억4900만원), 김준호 자문역(22억4700만원) 순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서는 김종현 고문이 61억6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19억6800만원) 보수 총액을 3배 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권 대표 다음으로는 조혜성 자문(15억4400만원), 변경석 전무(12억8900만원), 김명환 사장(10억8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36억100만원), 김동관 대표(30억5800만원) 뒤를 이어 김맹윤 고문(21억7200만원)과 옥경석 고문(19억7600만원)이 상위 보수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