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가 미국 정보기관과 군 등에 공공기관용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팔란티어사의 한국 법인 지분을 확보하면서 AI 사업에 뛰어 들었다. 양자간 협력을 계기로 한국 공공기관에 관련 서비스가 얼마나 도입될 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해 12월 미국 팔란티어사의 한국법인 팔란티어코리아 유한회사 지분을 25.1% 확보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와 피터 틸 팔란티어 회장이 지난해 10월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신설 법인은 한국의 공공기관 및 민간 분야에 맞춤형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해 공급하는 조인트벤처다. 양사는 새 법인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빅데이터 솔루션을 공급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한국 시장의 교두보 마련과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팔란티어는 고객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프트웨어 공급 및 운영 등을 담당한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등이 2003년 설립한 팔란티어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는 국내에서 HD현대 그룹 외에도 DL이앤씨(375500), 코오롱베니트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에어버스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팔란티어의 공공기관용 플랫폼 ‘고담’은 미군과 중앙정보국(CIA)등을 고객으로 두고,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대(對) 러시아 작전 등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디지털 전환(DX) 과정에서 성장할 빅데이터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인다. HD현대는 팔란티어와 함께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그룹의 사업분야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팔란티어 파운드리를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에 도입해 자율운영 조선소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및 빅데이터, 인공지능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CAIO)를 신설하기도 했다. 초대 CAIO는 현대차 제네시스사업본부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지낸 김영옥 상무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