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인력개발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요구와 설립 취지에 따라 매년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이어왔지만, 경영 및 운영 효율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30억원대까지 불어났던 적자 규모는 이듬해 17억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대한상의가 인력개발사업 일부를 정리한 것이 실적에 도움이 됐다. 대한상의는 인력개발사업을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이후 사실상 만년적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그 규모가 급증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인력개발사업은 대한상의가 하는 정부협력사업 중 하나로 1994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공동직업훈련원 8개를 이관하면서 시작됐다. 산업 인력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정부에서 일정 자금을 지원받고 각 지역의 인력개발원에서 직업 교육, 자격증 지원, 취업 연계 등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을 중심으로 인력개발원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한상의가 감당해야 하는 손실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인력개발원에 대한 휴원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임시 방편에 그친 탓에 결국 충북 인력개발원은 건물까지 매각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2020년 적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충북, 강원 인력개발원 휴원을 결정했다. 당시 전북 인력개발원도 휴원을 검토했으나 전북도와 군산시가 2년간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향후 인력개발사업 적자 해소를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전기, 기계 등 과거 산업기술에 특화된 인력개발원 교육 과정을 인공지능(AI), 코딩, 드론, 전기차 등 수요가 있는 분야로 개편하고 위치도 도심에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대한상의는 전국에 설립된 73개 지역 상공회의소가 회원사로부터 받는 회비로 운영된다. 서울상공회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대안 건의, 규제 개혁, 국제 통상 협력 등이 있다.
작년 순이익은 흑자였으나 사업총이익은 4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수입이 963억원, 사업비용은 1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관리비 83억원을 반영한 사업순손실 규모는 132억원이다. 올해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등으로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