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신규 사업 방향으로 반도체 관련된 것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반도체 주변 생태계에서 우리가 들어갈 만한 사업들이 어디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만, 우리가 실제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전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을 보면 파운드리(위탁생산)나 전체를 한 회사가 하는 곳은 없다"며 "반도체 후공정도 아웃소싱을 많이 하는데 관련된 기술 개발은 (반도체 생산)본업을 굉장히 도와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산(000150)은 지난해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기업 테스나를 인수했다. 두산테스나(131970)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의 후(後)공정 가운데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2002년 설립 후 테스트 위탁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고, 현재 웨이퍼 테스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테스트 후 웨이퍼 가공 및 반도체를 조립하는 패키징 기술까지 확보해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으로 도약 시키겠다는 목표다.
박 부회장은 두산의 에너지, 건설 장비 등 기존 사업에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 전환)' 개념을 더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박 부회장은 "그동안 우리의 주력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중심으로 하는 발전 기자재와 건설 장비 등 2개의 큰 덩어리였는데, 몇 년 전부터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출고하는 기자재에 센서가 수백 개씩 붙어 있어 데이터를 분석하면 고장을 예측한다든지, 부품 교체 주기를 미리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기존에 있던 기계에 부가가치를 추가로 더 할 수 있다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디지털 전환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신규 사업 진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기존 사업 디지털 전환, 신규 사업 진출)두 가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전박람회(CES)나 MWC를 찾는 이유도 공부를 위한 활동"이라며 "기존 사업은 디지털라이제이션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보고 있고, 신기술에 관련된 것은 지금 지주 차원에서 계속 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MWC에서 가장 관심있는 기술에 대해 챗GPT 등 인공지능(AI)과 통신을 꼽았다. 그는 MWC 현장에서 NTT, SK텔레콤(017670), 삼성전자(005930) 등을 둘러봤다.
박 부회장은 "AI쪽과 통신 관련 기술에 관심이 있다. 우리 (두산)전자BG가 통신 장비와 부품 공급을 하고 있다"며 "두산밥캣(241560) 같은 경우도 원격 조정, 무인화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통신망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MWC에서) 현재 5G와 6G의 기술이 어느 정도 상용화 단계에 와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