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무역협회) 설문조사 결과 한국 스타트업의 25%는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각종 규제 때문"이라며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규제 프리(자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부회장은 바르셀로나시(市) 산하 산업·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악티바(Activa) 측과 만나서도 규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환경이나 노동 관련 규제는 있지만, 스타트업의 비즈니스에 대한 규제는 없다"며 "(악티바도) 규제가 있으면 우리 스타트업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스타트업과 규제를 화두로 던진 이유는 기술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서다. 그는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84%가 4차 산업혁명 유망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데 전부 다 개발하기 어렵다"며 "스타트업을 M&A(인수·합병)하거나 투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MWC에 참가한 우리 스타트업 중 코스모스랩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핵심 광물을 목재나 철로 대체하는 폭발력 있는 기술을 가졌고 콘테스타는 챗GPT보다 넓은 검색 기술을 제시했다"며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과제로 연구·개발(R&D)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 비중으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에 들지만 생산성은 낮다"며 "그 이유중 하나가 정부가 직접 과제와 사업자를 선정해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제 선정과 사업자 선정에만 3년 가까이 걸리다 보니, 정작 과제가 시작됐을 때 이미 다른 나라에서 개발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는 취지다.
정 부회장은 R&D 관련 직접 현금지원 대신 세액공제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엇을 개발할지조차 몰랐을 때는 정부가 과제를 도출해왔지만, 삼성이나 현대차(005380)처럼 대기업 R&D 인프라가 큰 상황에서 기업이 직접 하면 시간도 단축하고 목숨 걸고 하지 않겠느냐"며 "대기업은 세액공제로, 상대적으로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기업은 현금지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기업들도 세액공제를 받지 돈을 주지 않는다"며 "R&D 생산성 높여야 국제무대에서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