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경전투기 FA-50 대규모 수출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폴란드에 수출하고 5개월 만이다.

KAI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 18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으로, 동남아시장 수출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말레이시아가 도입할 FA-50은 공중급유 기능과 무장확장 등 성능이 개량된 형태로 초도 납품은 2026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18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어서, KAI가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경공격기 FA-50. /KAI 제공

이번 입찰에는 FA-50을 비롯해 인도 테자스(Tejas), 파키스탄 JF-17, 러시아 MIG-35, 터키 휴르제트(Hurizet) 등 총 6개 기종이 참여했다. FA-50은 테자스와 막판 경합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앞선 수출 기록이 원동력이 됐다. KAI가 동남아 시장에 국산 항공기를 수출한 것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이어 이번이 4번째인데 성능과 효율은 물론 후속 지원 능력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KAI는 정부가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관·군 원팀(One Team)을 구성한 것도 수출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아세안 정상들과 만나 방산 협력을 논의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공군도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실사단이 방한했을 때 비행 훈련, 정비체계 등 운용 현황을 공유하고 평가 비행을 지원하며 국산 항공기 성능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KAI는 이번 말레이시아 1차 사업을 포함해 국산 항공기를 총 222대 수출했다. KAI는 최근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며 순조롭게 개발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와 수리온 기동헬기 등도 수출에 도전할 계획이다. 특히 중동·아프리카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게 목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이번 수출은 양국 정부 간 협력 강화에 따른 결실”이라며 “KAI는 FA-50의 성공적인 납품과 운용지원은 물론 방산 협력을 통한 장기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24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과 뮤에즈 말레이시아 국방사무차관이 경전투기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KA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