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근 생산을 추진하며 건설용 철강재 제품군을 확장하고 나섰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기존 선재 설비를 이용해 건설용 코일철근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가 건설용 철근을 생산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주로 건축 구조용 열연이나 후판 등을 생산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이와 관련한 코일철근 수요 조사를 마쳤고, 현재 포스코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KS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건설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안전 사고 예방에 기여하기 위해 코일철근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포스코건설의 프로젝트에 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철근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포스코까지 생산에 나서는 것을 두고 철강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제철(004020)과 동국제강(460860) 등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 철강기업 한국특강(007280)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근 생산에 나선 상황이다. 철강사 관계자는 "전기요금과 철 스크랩(고철) 가격 인상에 따라 철근 고시가격을 매달 올리고 있지만, 공급이 포화 상태가 되면 가격을 뒷받침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근 내수는 2021년 1028만t에서 지난해 987만t으로 줄었다. 올해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과 토목 부문 동반 부진에 따라 건설 수주가 7.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철근 수요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일반적인 봉 형태인 철근과 둥글게 감기는 코일철근은 다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코일철근은 전체 철근 내수 수요의 3%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라며 "일부 물량만 생산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생산 체제를 바꿔가는 과정에서 제품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기준 연도(2017년~2019년 평균)보다 공정 부문에서 10%, 사회적 부문에서 10% 줄이겠다는 목표에 따라 매년 1조원 이상을 탄소 배출량 감축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광양제철소에 2025년까지 전기로 1기를 준공해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포항제철소에도 전기로를 1기 준공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고로(용광로)에서 조강(쇳물) 1t을 생산할 때 평균 2t의 탄소가 배출되지만, 전기로에선 4분의 1 수준이어서 전기로를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중간 단계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생산 구조를 전환해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앞서 25년 만에 가전용 도금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아연도금라인 가동을 중단한 것처럼 시장상황이나 전략에 따라 설비 조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