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세계 일주 항공권 서비스를 오는 3월 말로 종료한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고 23년 만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31일까지만 '스카이팀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로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 서비스는 2021년 3월 31일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점을 고려해 2년 연장됐다. 대한항공은 추가 연장 없이 서비스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는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항공동맹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가 운항하는 구간을 활용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2000년 스카이팀 창립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세계 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사는 데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14만마일, 비즈니스석 22만마일이다.
세계 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활용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해 동쪽 또는 서쪽으로 지구를 한바퀴 돌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프랑스 파리, 홍콩을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거나, 서울에서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그리스 아테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을 여행한 뒤 서울로 귀국할 수 있다.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는 경유나 체류 규정이 복잡해 이용률 자체는 높지 않았다. 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려면 최대 6곳의 도시만 방문할 수 있고, 같은 대륙 내에선 체류 횟수가 최대 4회로 제한되는 식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마일리지 활용 승객 가운데 세계 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사용하는 경우는 0.01% 수준이었다. 다만 비교적 적은 양의 마일리지로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어 여행 커뮤니티에는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 최적 경로나 후기 등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존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는 규정이 까다로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발권할 수 없었고 서비스센터에 전화하거나 지점에 찾아가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세계 일주 보너스 운영 종료 이후에도 더 유연하고 편리한 제휴 항공사 보너스를 통해 필요한 구간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세계 일주 보너스 서비스 종료와 마일리지 개편안은 별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팀 내 다른 항공사들은 이미 같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라고 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내용의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시행한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 항공권을 살 때 드는 마일리지 차감 폭은 줄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부담이 늘어난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편안 시행이 2년 연기됐으나, 장거리 노선 이용자를 중심으로 반발하면서 대한항공은 보너스 좌석 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