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그룹 경영권 승계의 열쇠를 쥔 한화에너지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세계 2위 선박용 엔진 제작사 HSD엔진 인수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았다. HSD엔진이 한화 그룹 품에 안길 경우, 선박용 엔진 및 친환경 기자재 등을 통해 조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김동관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임팩트는 17일 HSD엔진의 현 최대주주인 인화정공(101930)으로부터 HSD엔진 주식 1544만2480주(21.58%)을 137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HSD엔진과는 신주인수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신주 1190만3148주를 89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임팩트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구주와 신주를 합쳐 총 3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그래픽=손민균

세계 선박용 저속엔진 시장을 현대중공업과 과점하고 있는 HSD엔진 경영권 가치는 5년 사이에 3배가 뛰었다. 인화정공이 포함된 웰투시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두산중공업으로부터 HSD엔진의 전신인 두산엔진 지분 42.66%를 822억원에 사들였다.

HSD엔진의 주 고객사는 한국과 중국의 초대형 조선소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매출 비중은 대우조선해양 25%, 삼성중공업(010140) 19.8%, 중국 양쯔쟝조선그룹 장쑤뉴양쯔 15.8%, 뉴타임즈십빌딩(新时代造船) 5.9%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21~2022년 조선업계 신조 계약이 늘면서 수주 잔고가 2조3494억원으로 커졌다. 2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상태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중공업과 중국 대형 조선소들로부터 2000억원대 물량을 수주잔고에 추가했다.

한화임팩트 지분 52.07%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향후 한화그룹이 영위할 조선업의 컨트롤타워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승계구도 핵심 회사다.

한화 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을 한화에너지의 자회사들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이 부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가 인수하는 HSD엔진을 통해 엔진 및 핵심 기자재 기술 및 부품 공급망으로 조선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임팩트 산하의 미국 소재 가스터빈 개조 회사인 PSM, 산업용 공기∙가스 압축 기술력을 갖고 있는 한화파워시스템의 역할이 주목된다. 차기 선박연료로 주목받는 암모니아나 수소를 사용하는 엔진 개발 과정에서 한화임팩트의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HSD엔진 인수 후 사업 구상에 대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가 마무리 되면 자체 생산 기술력으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서 "해양 분야 탈탄소화에 따라 주목받게 된 '선박용 친환경 엔진' 개발 역량도 강화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