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안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개념은 아주 낡고 잘못된 사고다."(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373220) 부회장이 IT(정보기술) 시스템을 강화해 전극 공정에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성과 수익성을 위해 추진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1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달 주니어 보드(Junior Board) 대표단과 새해 첫 정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달 직원 대표인 주니어 보드와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를 진행해 조직 문화 개선 방향 등을 논의한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즐거운 직장 만들기에 집중했다면 올해의 화두는 일하는 데 비효율적인 것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정보기술(IT) 시스템 ▲R&R(Roles and Responsibilities·업무 범위) ▲팀워크 3가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권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IT시스템을 강조했다고 한다. IT시스템을 갖추면 질도 좋아지고, 비용은 아끼고, 납기는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ROS(Remote Operation System·원격운영체제)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마트 팩토리 사업의 일환으로 공장 설비를 직접 점검하지 않아도, 밖에서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ROS를 구축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장치 산업은 사람이 없어도 공장이 돌아가야 한다. 현장에 사람이 있을 필요가 없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사람을 투입해 해결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연내 해외 생산시설 전극 공정에 사람을 아예 두지 않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극 공정은 배터리 제조 과정의 첫 단계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극 공정 중 믹싱(양극·음극 슬러리 제조)이나 롤프레싱(전극 편평화)에 이미 ROS를 적용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ROS를 비롯한 스마트 팩토리에 공을 들여왔다. 해외 사업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과 폴란드,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내에서도 공장 증설이 이어지고 있고, 캐나다에도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 각지의 공장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이 직접 점검하기 어려운 여건인 셈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국내에서 원격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아우르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청사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스마트 팩토리로 생산 품질을 높이고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싼 상황에서 수율을 잡아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은 수율이 95%가 넘는 것으로 아는데, 다른 생산 기지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연간 매출을 지난해보다 최대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