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을 하고 있는 30년차 중소제조기업 A사는 최근 자체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제조기술은 갖췄지만 유통 경험이 전무한 데다 전문인력도 부족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A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의 20년 경력 이커머스·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사업방향, 자금 계획 등 기초전략을 세웠고 마케팅 전략과 콘텐츠 제작 가이드를 수립해 맞춤형 광고까지 집행했다. 3개월간 이 과정을 내재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50만원이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A사는 전문가가 마련해준 절차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 경험이 전무한 A사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건 전문가 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 덕분이다. 탤런트뱅크는 필요한 전문가를 단기간에 고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채용과 관련된 위험과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검증된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빠르게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단순히 중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계약 주체로 함께 참여해 문제 발생시 책임을 진다. 기업 고객의 재의뢰율은 60%가 넘는다.

탤런트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자 디지털 전환이 산업계의 화두에 오른 가운데, 중소기업의 디지털 격차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300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내 중소기업의 디지털 성숙도는 100점 중 40.7로 역량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19%만이 전략적으로 디지털화에 대비하고 있었고, 64.3%는 디지털 전략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가 같은 주제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자금 부족, 전문 인력 부족, 정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중소기업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릴 주체로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이 전문적인 인력이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디지털 기반 사업이 가능하도록 맞춤 설루션을 제공한다.

아임웹은 코딩 없이 웹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게 하는 설루션이다. 사업자가 사업 아이템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이커머스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아임웹의 목표다. 블로그를 꾸미듯 쉽게 웹사이트 디자인과 기능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개발 인력이 아니어도 누구나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다.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를 비롯해 물류 대행, 챗봇 서비스와 연동도 가능하다.

아임웹 홈페이지 제작 시연 영상. /아임웹 제공

아임웹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월평균 1만1000여개의 웹사이트가 개설됐고 이달 기준 누적 웹사이트 수는 53만개다. 고객사 누적 거래액은 3조원을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지난해 AI 챗봇 설루션 ‘AIQ 챗봇’을 중소기업 대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AIQ 챗봇은 고객사의 요구사항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챗봇 시나리오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서비스다. AIQ 챗봇은 업계 최고 수준의 ‘의도 파악률’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문의 응대뿐만 아니라 연차 사용, 재직증명서 발급 등 일상적인 사내 업무도 지원한다.

대형사 중에는 롯데홈쇼핑, 퍼시스(016800), 요기요 등 기업이 도입했는데 스켈터랩스가 지난해 10월부터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소기업도 고도화된 챗봇 서비스를 합리적인 비용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 내 전문인력 없이 챗봇 운영을 가능케 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스켈터랩스의 목표다.

마케팅을 돕는 플랫폼도 있다. 스토어링크는 이커머스 빅데이터를 활용해 오픈마켓 사업자들에게 최적화된 마케팅 설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온라인 쇼핑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사업자들에게 구매율, 브랜드 관여도, 광고 대비 매출액 등 지표를 제공한다.

2021년 기준 마케팅 영역 핵심 지표 예측률은 80%를 넘겼고, 설립 후 2년 동안 8839개 기업의 1만9129개 상품을 관리했는데, 이 기간 매출 성장률은 1069%를 기록했다. 의료기기 브랜드 B사는 온라인 스토어 개설부터 운영 최적화까지 스토어링크와 협업한 결과, 개설 8개월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스토어링크는 데이터 분석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오픈마켓 종합 설루션을 완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