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력 수요가 많은 계절이나 시간대에는 요금을 많이 받는 대신, 나머지 계절과 시간에는 전기요금을 낮추는 식이다.
1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기요금 개편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한전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요금제 개편은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에 계절·시간대별(TOU)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TOU 전기요금제란 시간·계절 및 요일 유형(평일 또는 주말·휴일)에 따라 전기요금을 다르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나 낮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을 적용하고, 전력 수요가 적은 봄·가을이나 오전·저녁 시간에는 낮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정에서 전력 수요가 적은 저녁 시간에 세탁기,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가동하면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다.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대에는 사용하지 않는 가전 제품의 플러그를 뽑거나 에어컨 가동을 잠시 멈추고 선풍기를 켜는 방법도 있다.
TOU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가정에 권장되는 제도다. 피크 시간대에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기존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TOU 요금제 적용시 주택용 전기요금이 최대 7%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TOU 요금제는 2013년 국내에 도입됐으나 주택용은 강력한 누진제도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를 억제했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다 2021년 9월 제주도를 대상으로 TOU 실증 사업을 실시했다.
전력 피크 시간에 요금을 할증하는 수요형 요금제(CPP) 개선도 추진한다. CPP는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기존 요금에서 3~4배 할증하는 방식이다. 대신 피크 시간이 아닐 때는 기존 요금에서 20~30%를 할인해준다.
2013년에 한시적으로 CPP 요금제가 시행됐을 당시 7~8월 중 피크일을 10일 지정해 최대 부하시간대(오전 11~12시·오후 1~5시) 사용 전력 단가를 기존 요금보다 3~4배 수준으로 높이고, 다른 시간대는 요금을 0.8배 수준으로 인하했었다. 기업들은 피크 시간대를 피해 공장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CPP는 2013년 이명박 정부가 도입했으나 홍보 부족 등으로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 조기에 폐지됐다. 한전은 당시 운영 실적 등을 분석하고 새로운 CPP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3분기 중 전력요금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연말 시범사업을 통해 새로운 요금 체계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