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컨테이너 교환 플랫폼을 비롯한 신규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

8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HMM은 이달 컨테이너 교환 플랫폼 ‘HIP(HMM Container Interchange Platform)’ 상표를 출원했다. HMM 관계자는 “HIP은 지역별 컨테이너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HMM의 컨테이너와 다른 회사의 컨테이너를 빠르게 교환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HMM의 컨테이너 교환 플랫폼 ‘HIP’ 로고. /키프리스 캡처

지역별 컨테이너 불균형은 해운시장의 고질적 문제다. 보통 아시아에서 유럽·북미로 향하는 헤드홀(Head-Haul) 물량에 비해 유럽·북미에서 아시아로 돌아오는 백홀(Back-Haul) 물량이 적어, 빈 컨테이너가 유럽·북미에 쌓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항만 처리 속도까지 늦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이 빈 컨테이너를 구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컨테이너 대란’까지 벌어졌다. 해상 물동량이 줄면서 항만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주요 항만과 해운사들은 빈 컨테이너를 제때 반출·반납하지 않는 경우 지체료를 부과하며 컨테이너 회수에 힘을 싣고 있다.

HMM은 HIP을 통해 다른 해운사나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와 각 지역의 빈 컨테이너를 교환하면, 컨테이너 재배치 속도가 올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MM은 HIP을 컨테이너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한번에 정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HMM은 지난해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온라인 예약 플랫폼 ‘Hi Quote(하이퀏)’을 내놓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하이퀏은 선박 스케줄과 출발·도착지, 화물의 종류, 컨테이너 수량 등을 선택해 견적을 내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전화나 팩스로 해야 했다. 하이퀏 대상 지역도 유럽, 동서남아, 남미, 호주, 미국, 캐나다로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HMM은 또 지난달 31일부터 챗봇 ‘챗 서비스(Chat Service)’도 시범 운영 중이다. 챗 서비스로 선박 일정을 확인하거나 예약 상황, 화물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MM은 앞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운임 솔루션과 내륙 운송 연계 서비스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HMM은 중장기 투자 전략의 하나로 2026년까지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전환에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해상 운임 하락과 함께 전 세계 해운업계가 서비스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연구본부장은 ‘2023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선사들의 디지털 전환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항로, 운영, 컨테이너 배치 최적화(3O· Optimizations)와 전자 선하증권, e-플랫폼, 화물 추적 서비스 시스템 구축(3C·Constructions) 등의 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