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의 퇴진으로 SM이 내분을 겪고 있다. SM에 장기간 몸담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공개적으로 사측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불을 지폈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 개편안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민종은 지난 5일 새벽 SM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지난 3일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발표한 ‘SM 3.0′ 비전을 비난했다. ‘SM 3.0′은 이수만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제작 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수 겸 배우 김민종/뉴스1

김민종은 “이수만 선생님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말과는 달리 선생님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면서 “정직원 연봉 협상 시기보다 훨씬 앞선 현시점에 갑작스레 이수만 선생님의 비서실만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연봉 인상안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했다.

그는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두려워서 이사회를 설 명절 당일 오전, 모두가 차례를 지내고 세배할 시간에 야반도주하듯 처리한 것이냐”면서 “배우이자 가수로서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 (이수만의)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나가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SM 내에선 이수만의 퇴진과 프로듀싱 개편안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SM 게시판에는 SM 3.0을 지지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시총과 영업이익도 하이브의 절반도 안 되는 3등 회사가 됐는데 어지간한 체질 개선으로는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그밖에 “4세대 (아이돌) 시대에 들어서면서 노래‧콘셉트‧마케팅이 세련되지 못하다”, “회사는 변화가 필요하고 선생님이 계속 있는 한 변화는 어렵다”, “직원들은 자기 위치에서 본인 일하고 있는데 이런 메일 보내서 복잡하게 하지 말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이수만은 1995년 회사를 설립한 후 SM총괄 프로듀서로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SM으로부터 20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