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업계가 친환경 페인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옥수수·아마씨 등 바이오매스(유기성 생명체) 원료를 기반으로 한 페인트에서부터 신소재를 활용한 페인트까지 다양하다. 정부 규제로 중요성이 커진 수용성 페인트 시장에서도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090350)는 바이오매스 원료를 적용한 친환경 도료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바이오매스 도료는 옥수수와 콩 등 농작물을 중심으로 한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성분을 적용한 페인트다. 석유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한 도료 대비 유해물질 방출량이 적다.

노루페인트의 '가치를 올리다' 프로젝트 홍보 영상. /노루페인트 제공

노루페인트는 1976년 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세우고 건축·소재·자동차 연구 부문을 중심으로 친환경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건축에 쓸 3종의 바이오 도료를 개발했다. 이 중 아마씨유를 이용해 만든 '팬톤 우드&메탈'과 옥수수유 기반 '에코 바이오 우레탄 라이닝' 2종은 국내 최초로 미국 농무부(USDA)의 바이오 소재 기반 인증을 받기도 했다.

작년에는 자회사 '노루코일코팅'과 공동으로 도막(도료를 도포해 형성된 피막) 내에 바이오 원료를 함유한 친환경 가전제품용 도료 'BIO-HQ'(Bio-High Quality)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최근에는 자동차 내장재·가구·모바일 도료 부문에서도 바이오 도료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친환경 도료의 비중을 86%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삼화페인트(000390)도 바이오 도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친환경 바이오 기술이 적용된 인테리어 페인트 '자연가치 수성내부'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같은해 미국 농무부로부터 바이오 기반 제품 인증을 받기도 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매스 함량이 더 높은 도료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002380)는 신소재 나노셀룰로오스를 적용한 친환경 페인트 개발에 나섰다. 나노셀룰로오스란 나무 조직 내 섬유소(셀룰로오스)를 나노미터 크기로 쪼갠 천연 나노 물질이다. 플라스틱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나고 생분해가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KCC는 펄프·제지 전문기업 무림P&P(009580)와 양해각서를 맺고 나노셀룰로오스 신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수성 페인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수성 페인트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정부가 자동차보수용 도료 시장에서 유성 페인트 사용을 금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친환경 건축용 수성 리사이클 도료 '순&수 에코 리스펙트'를 출시했으며, KCC는 건축용 수성페인트 '숲으로', 수성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수믹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도 기존 유성제품을 수용성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페인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계의 연구개발(R&D) 예산도 증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3분기 R&D 예산이 전년 동기 대비 2.5%, KCC는 6.8% 늘었다. 삼화페인트의 경우 지난해 기술연구소 순수 예산이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한국페인트잉크협동조합 관계자는 "과거 유성페인트 위주로 돌아가던 페인트 시장이 정부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친환경·수성페인트로 전환되는 모습"이라면서 "최근에도 정부가 유해물질 함량을 규제하고 있어 기업들의 기술개발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