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가 올해 실적 목표를 더욱 높여 잡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배터리 업계는 올해 업황을 낙관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두 회사의 매출 합계가 60조원, 영업이익 합계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7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최대 3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이 1조213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43.4%, 영업이익은 57.9% 증가한 수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 매출은 글로벌 생산공장의 신·증설과 안정적 운영, 북미 지역 내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전년 대비 25~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적인 원가 개선과 제품 경쟁력 차별화 등을 통해 한 자릿수 중·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유럽 전기차 수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자동차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전기차 수요 전망치도 다소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전기차 수요는 OEM(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계획 및 북미 IRA 영향으로 수요 감소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규 전기차 출시 및 전기차 프로모션 확대로 수요가 오히려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북미 시장의 성장을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확정된 고객사별 수주 물량에 기반해 CAPA(생산 능력) 증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물량 차질에 대한 위험도 시장의 우려 대비 낮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수주 계약에 최소 물량 보장 조건이 명시돼 있어 실적 감소 위험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수요 하락이 현실화할 경우 투자 및 양산 일정 조정, 공정 효율화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지난 30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써냈다. 지난해 매출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48.5%, 영업이익은 69.4% 증가했다.
삼성SDI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수요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1590억달러(약 196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을 확대하는 상황이고 각국 정부도 친환경 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올해도 전기차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공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주력 제품인 P5(Gen 5)에 대한 고객 수요도 올해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지난해 증설한 헝가리 2공장 신규 라인도 안정적으로 양산을 진행하고 있어 고객 수요에 맞춰 P5 공급을 늘리면 매출과 수익성 모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 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중 전고체 배터리의 샘플 생산에 돌입하겠다는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이 들어가는 배터리로, 충격에 강하고 화재 가능성이 낮아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대 약점인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늘고 충전 속도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는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며, 추후 부품 소재 업체들과 협력해 SCM(공급망 관리)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올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실적이 한 번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35조2938억원, 영업이익 2조20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매출 24조6246억원, 영업이익 2조38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망치로 보면 양 사의 매출 합계는 60조원, 영업이익 합계는 5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