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운영 중인 팬덤 플랫폼이 위버스(Weverse)와 디어유(376300)(Dear U) 양강 체제로 개편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버스는 하이브(352820)와 YG(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디어유는 SM(에스엠(041510))과 JYP(JYP Ent.(035900)) 중심으로 아티스트들이 입점해있다.

4대 엔터사 지식재산권(IP)을 두 회사가 나눠 가진 상황에서 디어유는 경쟁사 '유니버스'를 인수해 IP를 확대해 나가고있다. 하이브는 이에 대항해 위버스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위버스는 하이브가 직접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자체 팬덤 플랫폼이다. 총 78팀의 아티스트가 입점해 380팀인 디어유보다 적지만, 콘서트 스트리밍 등 콘텐츠 제공과 MD(기획상품) 판매 등의 활동을 한데 모은 '슈퍼 앱(애플리케이션)'을 지향하고 있다. 위버스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700만명에 달한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덤 간 소통 위주로 기능이 짜여져 있다.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위버스는 지난해 7월 네이버(NAVER(035420))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브이라이브 (V LIVE)'와 통합해 '위버스 라이브'를 선보였다. 브이라이브의 MAU는 3000만명에 달한다. 5개월간 총 1283건의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고 누적 조회수는 3억9650회로 집계됐다.

지난달엔 신인 그룹 뉴진스의 팬들을 대상으로 소통 모델 '포닝(Phoning)'을 처음으로 내놨다. 월 9900원 또는 연 9만9000원의 구독료로 뉴진스 멤버 전체와 소통할 수 있다. 실시간 라이브 시청도 가능하다. 하이브는 1분기 중에 위버스에 입점한 다른 아티스트에게도 이 소통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위버스가 내놓을 소통 모델의 구독료가 이와 비슷하다면 100만 구독 달성 시 연간 1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블'을 운영 중인 디어유는 IP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버블은 아티스트 한 명당 월 45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아티스트와 메시지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두 명을 구독하면 월 8000원, 세 명을 구독하면 월 1만1500원이다. SM 자회사인 에스엠스튜디오스(SM Studios)가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시가총액은 8880억원으로 SM 시총(2조원)의 45%에 달한다.

하이브의 위버스(위)와 SM 자회사의 디어유. /각 사 제공

디어유는 최근 엔씨소프트(036570)의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디어유가 유니버스 사업의 IP 계약권을 전부 인수하면서 아이브, 몬스타엑스 등 유니버스에 입점했던 36팀의 아티스트들이 순차적으로 버블과 계약 체결 후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점으로 디어유의 IP 점유율은 51%를 차지할 전망이다. 위버스의 IP 점유율은 26%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엔 라이브 스트리밍 '버블라이브'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정식 버전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IP와 서비스 확대로 디어유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디어유는 지난해 매출 491억원, 영억이익 1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기록을 상회한 데 이어 올해엔 매출 827억원, 영억이익 304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대비 68%, 83%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K팝(케이팝) 팬덤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해외 IP를 두고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IP와 자본력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고 하더라도 모든 해외 IP를 확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해외 아티스트는 주요 팬 플랫폼 모두에게 도전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