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나 세무사 등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창업 비용을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법인 설립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를 겨냥한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으로 설립된 법인은 총 1만4277개로, 2021년(1만3067개) 대비 9.3% 증가했다. 지난 4년간 온라인 설립 법인 수는 2019년 9509개, 2020년 1만2060개, 2021년 1만3067개, 2022년 1만4277개 등으로 매년 10% 안팎 증가했다.
전체 법인에서 온라인으로 설립된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2019년 온라인 설립 법인은 전체 신설법인(10만8874건)의 8.7%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20년 9.8%, 2021년 10.3% 등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설립 법인이 증가한 것은 대행 수수료를 줄이고 행정절차를 단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변호사나 세무사 등을 통해 법인을 설립할 경우 약 50만원을 수수료로 낸다. 상업등기소와 세무서 등 7개 기관을 방문해 필요 서류를 제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자본금 규모 및 기업 상황에 따라 더 비싸지기도 한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통해 법인을 설립하면 7개 기관을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어 대행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자본금의 0.4% 수준으로 부과되는 법인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등록면허세의 20%), 등기신청 수수료 2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본금 2800만원으로 법인을 직접 설립할 경우 법인등록면허세로 11만2500원, 교육세로 2만2500원을 낸다. 등기신청 수수료를 합치면 총 15만5000원이 소요된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법인을 설립하면 등록면허세와 교육세가 각각 3배로 늘어난다.
올해 초 법인을 설립한 류모(32)씨는 "세무사나 법무사, 변호사를 통해 법인을 설립하려 했더니 대행 수수료로 150만~300만원을 요구했다"면서 "설립 비용을 아낄 방법을 찾다가 온라인으로 법인을 설립했고, 세금을 포함해 수십만원만 부담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법인 설립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주관리의 모든 것, 주주'를 운영하는 코드박스와 같은 관련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기업 법무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로, 2020년 6월 출시됐다. 주주를 사용하면 공증·등기 문서를 작성할 수 있어 셀프등기도 가능하다.
정부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 홈페이지에서는 법인 설립을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립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원격 지원 요청도 가능하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만큼 행정 비용이 절감되는 온라인 법인 설립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으로 창업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