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공사와 5개 발전 자회사가 해외 자산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국제 유가 급등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 등으로 지난해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하자 해외 우량 자산을 매각해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필리핀 세부 지역의 발전시설 지분과 현지 협력사인 SPC파워코퍼레이션(이하 SPC)과의 파트너십 지분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SPC와 합작한 KSPC의 200㎿급 석탄 화력 발전소 지분 60%와 SPC에 대한 지분 40%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1분기까지 원매자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한 뒤 상반기 중 매각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외 복수의 업체가 매각에 관심을 갖고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전소는 한전의 첫 해외 발전 사업 중 하나였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 발전 시장에 진출해 SPC와 공동으로 KSPC를 설립하고 8000만달러를 출자해 지분 76%를 확보했다. 이 발전소는 2011년 준공돼 2036년 5월까지 운영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전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조기 지분 매각에 나서게 됐다.
남부·중부·남동·서부·동서발전 등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도 인도네시아 유연탄 전문 기업인 PT 바얀리소스(PT Bayan Resources TBK)의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오는 3월쯤 원매자에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할 예정이다. 발전 5사는 현재 PT 바얀리소스 지분 20%를 각각 4%씩 나눠 보유 중이다. 한전은 이 지분을 2010년 인수했는데, 발전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7년 5개 발전사에 넘겼다.
한전과 발전 5사가 매각 중인 해외 자산은 아직 정확한 매각가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는 우량 자산이라 투자 원금에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KSPC는 매해 1억5000만달러(약 1848억원) 안팎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5000만~6000만달러 수준이다. PT 바얀리소스 역시 최근 3년간 순수익 10조2536억원을 벌어들인 우량 자산으로 통한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해외 우량 자산을 매각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