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운임이 1년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운항하지 않는 선박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컨테이너선 물동량 예상치가 추가로 하락한 가운데 운임 약세가 2024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이달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하지 않는(inactive) 컨테이너선은 257척이다. 약 142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로 전체 컨테이너선 규모의 5.5% 수준이다. 지난해 1월 전체 컨테이너선 가운데 비운항 선박 비중이 2.2%였던 점을 고려하면 2배 넘게 늘었다.
운항하지 않는 중·대형 컨테이너선이 많이 늘었다. 7500TEU~1만2500TEU 규모의 컨테이너선 중 비활동 선박 수는 지난해 1월 13척에서 이달 현재 33척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만2500TEU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가운데 비활동 선박은 4척에서 36척으로 뛰었다.
해운사들이 운임 하락에 따라 컨테이너선 공급을 조절하고 나선 영향이다. 비활동 선박은 정기 수리 등을 위해 조선소에 들어간 선박과 상업적 이유로 대기하는 선박으로 나뉘는데, 비활동 대형 컨테이너선 36척 가운데 21척이 상업적 이유로 운항하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3일 기준 1031.4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80% 줄면서 2020년 7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컨테이너선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비활동 선박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오는 2분기부터 새로 건조한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쏟아진다. 영국의 해운분석업체 MSI에 따르면 인도 예정인 컨테이너선은 2023년 207만TEU, 2024년 279만TEU, 2025년 249만TEU 등이다.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가 매년 7% 이상 성장한다는 의미다. 반면 컨테이너선 수요(물동량)는 올해 2억1820만TEU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MSI는 선사들이 적극적으로 운항하지 않는 선박을 늘려도 운임 하락을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장기 계약 운임도 6%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MSI는 또 스팟(SPOT·비정기 단기 계약) 운임은 올해 상반기 소폭 반등의 여지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12~18개월간 약세를 이어가며 2024년에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유럽은 TEU당 1000달러, 아시아~북미는 FEU당 2000달러를 밑도는 수준으로, 예상대로면 해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던 때와 유사한 운임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월수입 물량이 200만TEU 밑으로 떨어졌다"며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던 추세가 끝나고 경기 침체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황이 좋을 때야 모두 돈을 많이 벌었지만, 어려울 때도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각 해운사가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