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구 현대중공업그룹)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활용한 육상발전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내 SOFC 발전 시장은 SK(034730), 두산(000150), HD현대가 치열하게 각축하는 3파전 구도로 전환하게 됐다.

지난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D현대의 CES2023 미디어컨퍼런스에서 한국조선해양 관계자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 계획을 밝히고 있다. /HD현대

SOFC는 수소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암모니아, 메탄올,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연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치로, 발전 효율이 높고 고온(600~1000℃) 운전으로 생성되는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어 선박엔진 및 열병합발전에 적합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여러 방식의 연료전지 중 가장 진화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일 “독일 프라운호퍼, 에스토니아 엘코젠과 SOFC 및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면서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프라운호퍼, 엘코젠과 함께 선박 및 발전용으로 쓰이는 대용량 SOFC 시스템의 상세 설계와 시제품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프라운호퍼 세라믹 기술 및 시스템연구소(IKTS)와 제작할 SOFC 시제품 완성 시점을 2025년으로, 목표 에너지 효율을 85%로 각각 정했다. 해당 제품은 선박의 추진용보다 육상 발전용으로 우선 테스트할 예정이다. SOFC는 사용중 800도 안팎까지 온도가 올라 끄고 켜기가 어려워, 선박의 추진원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조선해양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 두산퓨얼셀(336260)과 함께 지난해 시작한 대형 선박용 SOFC 실증 컨소시엄과는 별도로 진행한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기술박람회 CES2023에 참석해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조선해양 SOFC 연구 책임자가 발표자로 나서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함께 1세대 SOFC를 개발중”이라며 “우리 목표는 2025년까지 85% 에너지 효율의 SOFC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료전지 발전소 뿐 아니라 대형상선에서도 이 연료전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SOEC(Solid Oxide Electrolyzer Cell·고체산화물수전해), 수소 운반선, 수소 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 기반 건설장비 등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한국의 연료전지 발전시장은 정부가 발전사업자에 청정수소 사용을 의무화하는 청정수소발전제도(CHPS)를 새로 도입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한국에서 SOFC 양산 경쟁에서 앞서가는 쪽은 SK그룹이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고 구미 공장을 세웠다. 영국 세레스파워와 손잡은 두산그룹은 두산퓨얼셀을 앞세워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발전용 SOFC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