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엔데믹을 맞아 다시 국제선 항공편을 늘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 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국제선 항공편과 승객을 5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FSC(대형 항공사) 업체들의 회복률은 30~40%대에 머무르며 비교적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진에어 B777-200ER 여객기.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지난해 4분기(10~12월) 국제선 항공기 3845편을 운항해 65만9797명을 수송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운항 편수는 66.53%, 여객수는 63.9%까지 회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제선 6972편을 운항해 106만4362명을 수송한 제주항공(089590)도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운항 편수의 55.84%, 여객의 55.16%를 회복했다. 티웨이항공(091810)에어부산(298690)의 작년 4분기 국제선 여객 회복률도 각각 53.7%, 56.54%를 기록했다.

FSC 업체들의 회복률은 비교적 낮았다. 대한항공(003490)은 지난해 4분기 국제선 1만4614편을 운항해 215만4333명을 수송했다.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운항 편수는 55.29%까지 회복했으나, 여객은 43.98%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국제선 7945편을 운항해 128만7111명을 태웠다. 2019년 4분기 대비 운항 편수는 43.73%, 여객은 37.27% 회복되는 데 그쳤다.

이처럼 FSC에 비해 LCC 업체들의 회복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일본을 중심으로 단거리 노선 수요가 빠르게 늘고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일본을 오고 간 항공 편수는 총 5164편, 여객은 82만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0월) 대비 운항 편수는 88%, 여객은 97% 급등한 것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1월과 비교해도 일본 노선의 항공편과 여객 회복률은 80%에 달한다. 이밖에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노선도 빠르게 증편이 이뤄지며 60% 이상 회복됐다. 통상 LCC는 단거리 노선에, FSC는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서 강점을 보인다.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체크인카운트가 붐비고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연간 이용객은 1786만9759명으로, 코로나19 유행 후 최저치를 찍은 2021년(319만8909명) 대비 460% 증가했다./뉴스1

국제선 회복에 힘입어 코로나 기간 적자를 이어 왔던 LCC 업체들의 실적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1분기 464억원, 2분기 151억원, 3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4분기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1~3분기 500억~700억원대 손실을 연달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든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이 작년 4분기 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중순을 지나며 동계 방학까지 더해져 일본과 동남아 양방향으로 여행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오는 2월 말까지 일본,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단거리 위주의 수요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의 인기가 높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국제선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 노선까지 정상화된다면 LCC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