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3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탄소감축 행동'을 주제로 구성한 40여개의 친환경 기술·제품과 대체식품 푸드트럭 등이 SK그룹의 넷제로 의지를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도 직접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SK는 지난 5일부터 8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3′ 기간 중 그룹 통합전시관을 찾는 누적 관람객이 3만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CES 2022′에 총 1만1000여명이 방문한 데 비하면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SK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같은 실물 소비재를 전시한 것도 아니고, 배터리 등 부품과 소재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 전시관에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양한 볼거리와 시식 등 '오감 체험' 요소들로 탄소감축이란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탄소감축을 위한 '행동'을 주제로 한 SK그룹관에는 나흘 간 3만여명이 몰렸다./SK그룹 제공

SK그룹은 지난해 'CES 2022′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인 2억톤(t)을 줄이겠다고 공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행동'이란 주제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SK와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구축한 탄소감축 밸류체인과 관련 기술들을 소개하며, 더 많은 전 세계 기업과 사람들이 '넷제로 실천'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SK는 2030년 부산의 모습을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VR)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넷제로 관련 기술과 제품을 소개했다. 특히 SK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은 나흘 간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최 회장이 시식한 대체 유단백질 성분의 'SK-빙수'와 대체 단백질 크림치즈 등은 당초 준비한 1만2000여명분이 3일째 모두 소진됐다. 이에 SK는 3000여명분을 긴급 공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관람객 조안나 호비는 "SK 부스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삶의 방식과 제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SK그룹관을 찾은 최 회장도 "늘 고민하는 주제인 탄소감축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깊고 기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서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다. SK는 CES 기간 중 관람객 1만5000여명이 푸드트럭을 찾아 대체 유단백질로 만든 팥빙수와 아이스크림 등 지속가능 식품을 시식했다고 밝혔다./SK그룹 제공

SK 최고 경영진들은 CES 2023에서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파트너사 등을 만나 '넷제로 동맹' 강화에 나섰다. 수행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최 회장은 화상으로 파트너들과 만났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조대식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034730)㈜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 등은 국내외 기업 전시관 수십 곳을 둘러봤다.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017670) CEO는 각각 퀄컴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을 만나 반도체 및 AI 사업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그룹은 '탄소감축 행동'이란 전시관 주제에 걸맞게 전시관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약 575t 추산)를 상쇄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이 전시관 내 '넷제로 기부 룰렛 게임'에 참여해 쌓은 포인트(약 1억원 상당)에 SK가 매칭해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한편 SK는 CES 기간 중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중앙 로비에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용 대형 광고물을 설치하고, UAM 등 전시물을 활용해 부산엑스포를 적극 알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SK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