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드드드르르륵…….”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장에서 농기계 업계 세계 1위 ‘존 디어’가 공개한 신제품 파종기 이그잭트샷(Exact Shot)은 기관총 같은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이그잭트샷은 지면을 향해 모형 씨앗을 한알씩 규칙적으로 발사하는데, 그 속도가 1초에 30개에 달할 정도로 빨랐다. 이그잭트샷을 대형 트랙터 1대에 24개 연결할 경우 1초에 720개의 옥수수 씨앗을 심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파종기 비료를 기존 사용량 대비 60% 이상 줄일 수 있다. 센서를 통해 각각의 씨앗이 흙 속에 들어갈 때마다 씨앗에 직접 0.2밀리리터(ml)의 비료만 뿌려 비료 낭비와 유출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웨스트 홀 존 디어 전시관에 논밭을 자율주행하며 잡초를 구분해 솎아내고 씨앗을 뿌려주는 로봇 트랙터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처음으로 행사 주제에 ‘인간 안보’를 포함시킨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는 농기계 업계의 세계 1위 존 디어에 주목했다. 개막행사의 주제발표를 맡기고, 모빌리티 전시관 한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배정했다.

존 디어는 농업 무인화의 최선두에 있으면서, 2030년까지 트랙터와 파종기, 제초제 살포기 등을 완전자율 시스템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날 공개한 이그잭트샷 외에도 자동 제초제 살포 기술 ‘시 앤 스프레이(See & Spray)’를 통해 제초 효과와 속도는 높이고 제초제 사용은 줄였다. 36개의 카메라로 사람보다 정교하게 잡초를 찾아낸다. 올해 CES에 마련된 존 디어 부스 한 가운데에도 시 앤 스프레이 장비가 달린 초대형 트랙터를 배치해 전시 효과를 높이고 있다.

존 디어(John Deere)의 이그잭트샷(Exact Shot) 시연 모습/ 박정엽 기자

존 디어는 농촌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자율주행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자미 힌드먼 존 디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정확한 위치 감지 기술로 농부들은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씨앗을 심고 거름을 주고 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며 “농부들은 트랙터 내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고 조정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존 메이 존 디어 최고경영자(CEO)는 CES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센서와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완전 자율 트렉터로 지난해 CES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면서 “농촌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더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존 디어는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제조회사에 그치지 않고 빠르게 세계를 선도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