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HD현대(267250))의 경기 판교 신사옥 '글로벌 R&D 센터(GRC)'로 직원들이 출퇴근을 시작했지만,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들이 있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새집 증후군'을 토로하는 직원들도 있다.
14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GRC에 한국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입주를 마쳤다. 총 3200명 규모로 GRC 입주 예정 인원의 절반 이상이 새 사옥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GRC는 연면적 17만5000㎡(약 5만3000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엔지니어 인력을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왔다.
입주 직원들은 사무실 인테리어나 구내식당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부 엘리베이터만 운용하면서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이 반복됐다. 한 현대건설기계 직원은 "안 그래도 출퇴근 거리가 멀어졌는데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까지 생각해 더 일찍 집을 나서야 한다"며 "나중에 다른 그룹사 직원들이 더 입주할텐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제일 큰 불만은 새집증후군이다. GRC 입주 직원들이 만든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머리가 아프다" "목이 막힌다" 등과 같은 글이 줄 잇고 있다. 과거 신사옥 입주 과정에서 직원들 불만 반영해 일정 기간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아모레퍼시픽(090430)이나 CJ오쇼핑 사례를 들어 재택근무 확대를 요구하는 직원들도 있다.
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은 블라인드에 "일부 직원들은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발진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다른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거나 구사옥으로 돌아갔던 사례도 있는데 왜 이런 조치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각 계열사가 사용하던 건물의 계약기간을 고려해 연내에 입주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택근무를 최대 50%까지 확대하고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의 조처를 했고, 추가로 직원의 민원을 받아 개선하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재 일부 인테리어 마무리 공사만 남았다"며 "빨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