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매시장 성장세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7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식·음료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2021년의 8.6%, 2022년 1∼9월의 5.9% 대비 대폭 둔화한 수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성장률 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고금리 등 소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내년에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소매시장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44.7%가 긍정적 평가를, 55.3%가 부정적 평가를 했다.

내년 소매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이유로 코로나 종식(63.4%), 소비심리 회복(50.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34.3%), 가계부채 부담 완화(16.4%), 미국발 긴축금융 완화(14.9%) 등을 차례로 꼽았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소비심리 위축(51.8%), 금리 인상(47.0%), 고물가(40.4%), 글로벌 경기침체(26.5%), 소득 불안(18.7%)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형마트(-0.8%)와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역점 전략으로는 비용 절감(31.3%)을 꼽은 업체가 가장 많았다. 이어 온라인사업 강화(17.3%), 점포 리뉴얼(16.7%),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11.3%) 순이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산업은 기술, 사회,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대응 역량을 지속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