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460860)이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 등 철강 부문을 인적분할한다. 동국제강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 임시 주주총회 소집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적분할로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와 열연 전문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 냉연 전문 신설법인 '동국씨엠(가칭)'으로 분리한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가칭) 16.7%, 동국제강(가칭) 52.0%, 동국씨엠(가칭) 31.3%다.
인적분할에 따라 기존 동국제강 주주들은 분할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그대로 승계한다. 동국제강은 2023년 5월 17일 인적분할 승인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할 경우 6월 1일로 분할이 마무리된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존속 법인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 발굴 및 전략적 투자가 주 역할이 될 전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국홀딩스는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추구하고, 경영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등 그룹 전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동국홀딩스는 분할 완료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했다.
신설법인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영위한다. 기존 동국제강의 인천·포항·당진·신평 공장 등이 해당한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고 경쟁력의 전기로 제강 사업과 친환경 철강 제품 등을 특화하는 'Steel for Green'을 성장 전략으로 삼았다.
신설법인 동국씨엠은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등의 냉연 철강 사업을 맡는다.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기지인 부산공장과 충남 도성의 빌딩솔루션센터 등이 동국씨엠으로 재편된다. 동국씨엠은 세계 최고 경쟁력의 컬러강판 사업 전문화를 추구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앞서 '컬러 비전 2030′ 전략을 발표, 2030년까지 컬러강판 사업 매출 2조, 글로벌 100만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인적분할로 8년 동안 이어졌던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2014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고, 2015년 열연 사업을 영위하던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을 영위하던 유니온스틸 등 철강 사업을 하나로 통합했다. 동국제강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약정체결 2년만인 2016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다. 동국제강은 이후에도 사업구조개편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구, 올해 중국 법인(DKSC) 지분을 정리하고 브라질 CSP 지분을 매각했다.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동국제강의 3분기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90.3%로 두 자릿수 대에 진입했다. 2015년 136.7%보다 46.4%포인트 낮아졌다.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역시 2016년 투기등급 수준(BB)까지 하락했지만, 지난달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동국제강 이사회는 이날 "기업의 체력이 충분히 회복된 만큼 재무구조개선약정 이전의 열연과 냉연 사업 부문으로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며 "각 사업의 고유 영역에서 전문성과 성장을 추구하고 기업가치를 효율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