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올해 인수한 전기차 충전 자회사 애플망고에 추가 출자를 하는 등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충전기를 제조해 시장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이번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간 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 산하에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BS사업부는 IT(모니터·노트북 등), ID(사이니지·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IT와 로봇 사업을 운영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공장은 과거 LG전자 모바일(MC)사업부가 스마트폰을 생산했던 곳이다. 이르면 이달 중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충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지난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 6월 GS에너지와 함께 전기차 충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LG전자가 지분 60%(60억원),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 6%를 취득했다. 인수 가격은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9년 설립된 애플망고는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 및 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설치 편의성이 높은 급속 충전기 설계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는 최근 사업속도를 높이기 위해 애플망고에 246억원을 신규 출자했다. LG전자에 인수될 당시 애플망고 기업가치의 2.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만큼 전기차 충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써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의 전장 사업에 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진출하게 됐다.

LG그룹은 LG전자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373220)(배터리), LG이노텍(011070)(카메라모듈), LG디스플레이(034220)(인포테인먼트) 등 전기차 시대에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LG그룹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컨설팅 회사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3년 550억 달러(약 76조원)에서 2030년 3250억 달러(4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현재 36만5000대에 달하는 국내 전기차 보급량을 오는 2030년까지 362만대로 10배 늘릴 방침이다. 또 2025년까지 전국 주유소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급속 충전소를 1만2000기 이상 설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전기차를 제외한 전기차의 모든 것을 만드는 LG그룹이 시장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