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폴란드에 수출을 준비 중인 '레드백'(Redback) 장갑차에 폴란드제 포탑을 싣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현지 방산 업체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폴란드 정부와의 수출 협상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에서 열린 양국 방위산업 협력 행사에서 폴란드 정부를 상대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폴란드형 레드백(PL21)에 폴란드가 자체 개발한 포탑 ZSSW-30을 탑재한 최종 사양을 제안했다. 폴란드는 현대로템(064350)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K239 천무 다연장로켓,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에 이어 한국산 신형 보병전투장갑차(IFV·Infantry Fighting Vehicle) 레드백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방산 전시회 유로 사토리(Euro Satory)에 직접 참가해 폴란드 대표단과 만나 레드백을 소개한 바 있다. 폴란드도 레드백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오고 있다.
현재 폴란드는 1960년대 소련에서 개발된 BMP-1(폴란드 제식명 BWP-1) 노후 보병전투장갑차를 대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경량 장갑차 보르숙(BORSUK)을 자체 개발해 생산을 앞두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완 전력으로 첨단 기술이 장착된 중형 장갑차 레드백의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보르숙은 하천 도하가 가능한 25t급 경장갑 차량으로 개발됐지만 42t급 중량을 가진 레드백보다 방어력 측면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월 2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자체 개발 중인 장갑차 보르숙의 보완 수단으로 한국 보병전투장갑차(IFV) 'AS-21′을 고려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AS-21은 레드백의 개발 단계 코드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폴란드 현지에서 현지 정부 및 군 관계자들의 입회하에 레드백의 기동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드백이 도입될 경우 실제 운용하게 될 폴란드 육군 제18 기계화사단 병사들도 직접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연에 참여한 폴란드 육군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계화 부대 입장에서 봤을 때 (레드백은) 현재 운용중인 BWP-1 보병장갑차에 비해 기술적으로 50년은 앞서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폴란드 현지 기동 시연 영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돼 있다.
레드백은 현재 호주 육군의 신형 궤도형 장갑차 도입을 위한 '랜드 400′ 3단계 사업에 참여해 지난해 현지 최종 시험 평가까지 마친 상태다.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 장갑차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호주의 레드백 도입 여부는 당초 올해 9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정이 미뤄지면서 내년 3월 발표 예정인 호주 국방전략 검토(Defence Strategic Review)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레드백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선정될 경우 계약 규모는 460여대(50억~75억달러)로 알려졌다.
정부는 레드백의 호주 수출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을 방문해 전시된 레드백에 '세계시장 석권!!'이라는 응원 문구를 적은 뒤 "호주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레드백에는 복합소재 고무 궤도와 특수 방호 설계, '아이언 비전' 헬멧 전시 기능,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를 이용한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체계, 상태감시시스템(HUMS)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승무원 3명과 보병 8명 등 11명을 태울 수 있고, 최대 시속은 70km다. 이밖에 '열상 위장막'을 두르면 열상 감시장비 탐지와 열추적 미사일 공격을 회피하는 '스텔스 장갑차'가 될 수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체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는 각 국가별로 맞춤형 설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레드백에 폴란드제 포탑을 장착한다면 폴란드 정부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