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았다. 그는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각 계열사에 당부했다. 이 회장이 대규모 도시 인프라를 구축 중인 중동과 접점을 늘려가는 것은 신(新)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6일(현지시각)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에 있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회장이 중동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2019년 추석에 사우디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은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사업장 방문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 참여하는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3·4호기 건설 현장을 돌아본 후, 현지에서 근무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은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겪는 바람과 각오 등을 경청했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바라카 원전을 찾은 것은 신시장을 개척해 ‘더 큰 도전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삼성 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담긴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여일 전인 지난달 17일에도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동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 각 계열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고, ‘엄중한 현실과 냉혹한 시장’이라는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스1)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전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찾아 모형도를 보며 설명을 듣고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2.6/뉴스1

이 회장은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아부다비에 있는 삼성전자 매장을 방문해 제품 판매 상황과 고객 반응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5월 선출된 무함마드 대통령은 왕세제 신분일 때부터 매 연말 글로벌 기업인과 정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비공개 사교모임을 열어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아부다비를 찾아 이 모임에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