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테크(AgTech·농사와 테크를 합친 합성어) 스타트업 엔씽은 삼성증권(016360)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4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첫발을 뗐다고 5일 밝혔다. 엔씽은 도심 속 농장에서 재배·생산·유통에 이르는 원스톱 재배시설(스마트팜)을 만들어 이마트(139480) 등에 로메인, 바질 등을 공급하는 곳이다. '태풍이나 한파, 폭염 등과 무관하게 신선한 작물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어디서나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호로 농업인구 고령화 같은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설립된 엔씽은 현재까지 32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현재는 식품, 유통 등 주요 대기업 투자자로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유치하고 있으며, 본격 상장을 앞두고 재무적 투자(FI·Financial Investors)를 포함해 다수의 투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엔씽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부터 기업공개(IPO) 신청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지만, IPO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실질적인 예상 상장 시점은 2024년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쪼그라들면서 국내·외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상장 목표 시점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상장한 선배 스타트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유력 IPO 후보들까지 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장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IPO 대어'로 꼽히는 컬리나 케이뱅크도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다.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야요이쿠사마, 피카소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공동구매 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인 열매컴퍼니도 최근 대신증권(003540)을 주관사로 선정해 2024년 상장을 노리고 있다. 대체 단백질 브랜드 '이노센트'와 대체 당류 브랜드 '슈가로로'를 내세워 푸드 스타트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인테이크도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민간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도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우주로켓 개발업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주관사로 확정하고 2024년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내년 증시 분위기가 살아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한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은 추가 투자를 받거나 고금리 대출을 받는 것보다 상장이 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