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컨테이너선 가운데 일정을 지킨 선박의 비중을 의미하는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이 50% 선을 회복했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해운시장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컨테이너선 정시성은 52%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2개 가운데 1대는 예정대로 운항했다는 의미다. 항만 적체 문제가 최악을 보였던 올해 1월(30.4%)과 비교해 20%포인트(P)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이 항만에 평균 대기하는 일수도 7.95일에서 5.6일로 감소했다.
해운사별 정시성을 보면 덴마크 머스크(Maersk Line)가 56.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스위스 MSC 52.7% ▲프랑스 CMA CGM 50.5% ▲대만 에버그린(Evergreen) 47.7% ▲중국 코스코(COSCO) 47% 순이었다. HMM(011200)은 46.5%로 나타났다.
11월에도 정시성 지표가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미주 서안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LB)항에는 입항 지연 선박이 없는 날이 늘었다. 네덜란드와 독일의 주요 항만 역시 입항 선박의 대기일 수가 1일을 밑돌았다.
이는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아시아~북미 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컨테이너선 운임도 계속 하락 중이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가 전날 발표한 '세계 컨테이너 지수'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284.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5% 하락했다. 40주 연속 내림세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평균 FEU당 1420달러보다는 아직 높지만, 최근 10년 평균 FEU당 2693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 철도노조, 영국 항만노조를 비롯해 우리나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의 운송 거부 등 '노동 리스크'가 변수지만, '정시성 상승 - 운임 하락' 패턴이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부담이 있고, 공급 측면에선 내년부터 신조 컨테이너선이 대규모로 인도될 예정"이라며 "해운 시장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운 이유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