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본 주요 관광지 항공 노선 이용객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CC(Low Cost Carrier·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이 크게 늘면서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등 일부 업체는 이르면 4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 항공사를 통해 인천~간사이(오사카) 노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17만306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14만3362명)과 비교해 2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이용한 승객도 12만9541명을 기록해 2019년(12만6901명)보다 2% 증가했다.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입국장 모습./뉴스1

특히 제주항공, 진에어 등 LCC를 이용한 승객이 크게 늘었다. 11월 한 달간 인천공항에서 제주항공을 통해 일본 주요 관광지 노선인 간사이(오사카), 나리타(도쿄), 후쿠오카를 오고 간 승객은 지난 2019년 5만5187명에서 올해 10만1591명으로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 이용객도 6만1081명에서 9만21명으로 47%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19년은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관광 수요가 줄어든 시기지만, 그래도 코로나 이전보다 월 이용객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LCC 업체들은 이처럼 급증하는 관광 수요에 맞춰 일본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거나 기존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2일부터 인천~나고야 노선을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운항하고 있다. 이 노선은 그간 코로나로 인해 폐쇄됐지만, 2년8개월만에 운항이 재개됐다.

또한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일본에 오가는 노선도 확대한다. 인천~도쿄(나리타)(주 35회), 인천~후쿠오카(주 28회), 인천~오사카(주 21회), 인천~삿포로(주 14회), 인천~오키나와(주 7회), 부산~후쿠오카(주 21회), 부산~나리타·오사카(주 14회), 김포~오사카(주 14회) 등 일본 노선을 총 주 175회 운항한다.

진에어도 지난 10월 말 인천~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증편했고, 부산~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또 이달 1일부터 인천~오키나와·삿포로 노선을, 23일부터 부산~삿포로 운항을 재개해 일본행 항공편을 5개 도시 8개 노선으로 늘린다.

진에어 항공기./진에어 제공

LCC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이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제주항공은 부채비율(연결기준)이 1913%에 달하고, 티웨이항공(091810)도 2737%(연결기준), 에어부산(298690)도 2228%를 기록했다.

하지만 빠른 항공 수요 회복에 따라 연내 불투명해 보였던 일부 LCC들의 흑자 전환도 이르면 4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각각 5억원, 2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지난 3분기 각각 616억원,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11일 일본 노선의 운항이 본격 재개된 이후 국내 LCC들의 여객 수송량도 유의미한 수준의 회복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단거리 노선에 강한 수요가 분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유지되고, 치솟았던 환율도 조금씩 안정화되는 중이다. 또 유가도 낮아져 대외적 상황은 지난 3분기보다 여러 면에서 낫다”면서 “일본 주요 노선은 80~90%대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지고 4분기 실적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