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난 2년 간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팬데믹 기간 매출이 반토막 났던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기체부품사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AI는 내년까지 기체부품사업 매출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지난 2019년 KAI의 기체부품사업부문 매출은 1조36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3조108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91%에 육박했다.
그러나 2020년, 2021년 KAI의 기체부품사업 매출은 각각 6936억원, 5460억원으로 2019년 대비 49%, 60%씩 쪼그라들었다.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기 운항 횟수가 축소됐고, 공항에 발이 묶인 항공기들이 늘면서 신규 항공기 제작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팬데믹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부품사업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AI의 기체부품사업 매출은 5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기체부품사업은 그간 KAI 매출의 30~40%를 책임져 온 핵심 사업이다. KAI의 사업구조는 군용항공기의 연구개발·양산·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군수사업과 완제기 수출 및 민간항공기 부품 제조 등을 맡는 민수사업으로 나뉜다. 이 중 민수사업은 다시 기체부품, 위성개발 등으로 나뉘는데, 기체부품사업부문의 비중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KAI는 민항기의 기체구조물을 제작해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작사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규 수주도 발생했다. KAI는 올해 4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으로부터 G280 비즈니스 제트기의 동체 연결 복합재 구조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KAI는 지난 2019·2020년에도 IAI사의 G280 주익과 중앙동체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번 동체 연결 복합재 구조물까지 더해지면서 오는 2030년까지 총 7300억원의 수주잔고를 추가하게 됐다.
최근 마이클 쉴호른 에어버스 CEO가 방한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하는 부품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KAI에는 좋은 소식이 될 전망이다. 쉴호른 CEO는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한국 기업으로부터 매년 납품 받는 7000억원가량의 물량을 향후 1조원 이상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KAI의 주요 거래처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9.36%(약 2384억원)가 에어버스로부터 발생했다.
KAI는 항공제조산업이 오는 2030년까지 9127억달러(약 12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민항기 시장이 3757억달러(약 498조원), 부품·장비 시장이 2455억달러(약 326조원)까지 커지며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KAI 관계자는 “기체부품사업은 회사의 주요 사업 부문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엔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