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사업 흑자전환에 이어 로봇 자회사도 연간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뚝심있는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의 로봇 자회사 로보스타(090360)는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96억8063만원, 영업이익 10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로보스타는 올해 1분기 6억8379만원, 2분기에 5억8325만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었다. 누적 적자도 1억8504억원으로 줄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로보스타는 제조공정의 자동화를 위한 산업용 로봇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LG전자를 비롯해 주요 고객사에 수직 다관절 로봇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LG전자 인수 이후 로보스타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인수 직전 해인 2017년 206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424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104억원에서 2018년 22억원, 2019년 -69억원, 2020년 -113억원으로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다.
로보스타 실적 부진은 자회사인 로보메디의 적자 누적이 원인으로 꼽힌다. 로보메디는 로보스타의 100% 자회사로 환자용 로봇을 제작했었다. 로보메디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청산 절차를 밟았다. 로보메디의 청산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12억원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매출(142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전장사업과 함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적극 투자에 나섰던 분야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로보스타를 비롯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등에 투자했다.
한동안 투자했던 로봇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성과가 좋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세계 로봇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로봇기업의 실적도 회복세에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과 일본의 식당, 마트 등에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하면서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구 회장이 미래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했던 전장사업본부도 9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전장사업본부는 3분기에 매출 2조3454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공급망 관리를 효과적으로 해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2013년 VS사업본부의 전신인 VC사업본부로 출범한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지난 9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 2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전장사업본부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398억원을 달성해 연간 기준으로도 처음 흑자 달성이 유력해졌다. 전장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1%로, 생활가전(H&A)사업본부(3.1%)를 사상 처음 앞지르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의 전장부품 사업이 9년만에 흑자로 전환한 후 흑자기조가 안착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은 올해 9조원, 2023년엔 10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