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광고주)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뜸해 광고계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미디어렙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광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돼 있는 제일기획(030000)이나 이노션(214320) 같은 광고대행사와 달리 그다음 단계에서 효율적으로 광고주 상품(서비스)을 노출할 수 있는 매체를 선별하고 연결해주는 미디어렙사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덩달아 몸집을 불리고 있다.
내년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새로운 광고 매체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디어렙사의 성장세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주요 상장 미디어렙의 3분기 실적을 종합해 보면, KT(030200) 계열 미디어렙 나스미디어는 매출 395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주요 온라인 매체 취급고 증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옥외 매체 선호도 증가로 디지털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도 8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 늘었다.
나스미디어는 '광고를 보면 요금을 반값으로 깎아주겠다'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독점 광고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와 국내 OTT 또한 광고 요금제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 내년에 본격화되는 OTT 광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은 신규 OTT 광고 시장에서 나스미디어의 점유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시청자가 광고주 핵심 타깃층인 30~40대인데다 광고 노출 콘텐츠에 대한 맞춤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TV 광고 예산 일부가 넷플릭스로 분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급고 3위인 SK스퀘어(402340) 계열 미디어렙 인크로스(216050)도 3분기에 매출 139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등의 견조한 실적을 냈다. 전체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미디어렙 사업부문의 경우 이 기간에 1147억원의 취급고를 올리며 역대 3분기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요 광고주인 게임, 이커머스, 금융, 통신업종의 디지털 광고 집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국내 방송통신광고 시장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방송광고비는 3조4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한 반면, 온라인 광고비는 7조5284억원으로 15.4% 증가했다. 전체 방송통신광고비 중 온라인 광고비 비중은 53.3%를 차지하면서 2014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기도 했다. 인터넷 광고비(1조8394억원)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모바일 광고비가 5조6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한국IR협의회는 "광고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확대, 모바일 결제 편의성 증가, 게임·인터넷·여행 중심의 광고주 유입 등에 따라 디지털 광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 시장은 전통 광고 매체와 다르게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광고를 적시에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매체와 접점이 다양하고 데이터가 많은 미디어렙에 대한 니즈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