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1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전지소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자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이 재편되는 시기에 맞춰 선제적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전무)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을 포함해 내년 총 4조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일진머티리얼즈 자체 전지박 증설에도 3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 전무는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해 비용 지출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신사업과 관련이 없으면 과감히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이 4분기부터는 연결 실적에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고,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나프타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000억원 이상을 수혈한 롯데건설의 자금난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한다”며 “긴급한 상황은 지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더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롯데케미칼은 18일 보통주 850만주, 1조10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 2조7000억원 중 유상증자를 포함해 내부 자금으로 1조원을 예상한다”며 “나머지 1조7000억원은 외부차입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외부차입은 현재 금융기관들과 협의중이고 올해 연말 기준 확답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자금난을 겪는 롯데건설에 5000억원을 대여해주기로 했으며 876억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다. 김 전무는 “롯데건설이 보유한 사업은 대부분 우량한 사업이었으나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자금 경색을 겪고 있다”며 “자금 지원은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이 투자하는 사업의 주요 시공사이며 당사와 관련된 많은 시설의 건설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라며 “이러한 내용과 자금상환 가능성을 고려해 증자 참여와 대여를 결정했다”고 했다.
롯데건설 사안과 관련해 강종원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이자(CFO)는 “당사 대여금은 3개월 만기 대여로 만기가 1월 18일이며 현재까지 만기 연장 계획은 없다”며 “롯데건설은 현재 자구책을 마련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