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포괄적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 공식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62조원)에 달하는 '네옴시티' 수주전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인들은 1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차담회를 가졌다. 당초 예상했던 오후 6시를 훌쩍 넘긴 오후 7시쯤 끝났다. 차담회에 참석한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부회장,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등 총 8명이다.
기업인들은 차담회 시작 시간으로 알려진 오후 5시보다 30분가량 일찍 도착했다. 사우디 측이 요구한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롯데호텔 15층에서 검사를 한 뒤, 두 번의 검색대를 통과하고 휴대전화도 맡긴 뒤 30층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했다. 사우디 주요 장관들과 사전 회담을 한 뒤 빈 살만 왕세자와는 오후 6시 10분쯤부터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업인들은 빈 살만 왕세자와 전폭적인 투자 협력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사장은 차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같이 해왔던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여러가지 미래사업을 같이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기업인들은 사우디에서 하고 싶은 사업과 그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들은 각 그룹의 주력 사업을 토대로 향후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다. 네옴시티는 사업비 5000억달러(약 662조원)를 들여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이재용 회장은 네옴시티에 들어서는 빌딩과 주택, 플랜트 사업 수주를 공략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시티 건설에 필요한 인공지능(AI)와 5G 무선통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한 협력 방안 등도 논의 대상이다. 이미 삼성물산(028260)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 형태로 2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내 지하 터널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최태원 회장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IT 분야와 수소 등 에너지 사업을, 정의선 회장은 도심항공 등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 외에 한화그룹은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 생산·운송·공급 분야를, 두산그룹은 원전 설비를 강점으로 내세웠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