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비폰·조인성폰 등을 출시했던 SK텔레시스가 내년 2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모기업인 SKC(011790)는 반도체 소재 관련 자회사를 합병해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내년 2월 1일 반도체 소재 개발 자회사 SKC솔믹스와 무선통신장비 사업 계열사 SK텔레시스를 합병한다. SKC솔믹스가 SK텔레시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가 1대 0.1443182다.

SKC는 이번 합병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을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신사업도 발굴·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시스는 지난해 통신망사업부문을 매각하고 현재 반도체 시험 장치, 세정, 소재 등을 생산하는 전자재료사업부문만 남았다. 지난해 토지·건물 등을 매각해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SKC 측은 "두 회사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역량의 통합을 통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전 영역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시스가 2011년에 출시한 스마트폰. 일명 '조인성폰'으로 불렸다.

SK텔레시스는 1997년 스마트정보통신으로 출발했으며 2000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듬해 SKC 자회사로 편입됐다. 통신 중계기를 만드는 회사로 2000년대 초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고속성장했다. 그러다 2009년 휴대전화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당시 SK텔레시스는 'W폰'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고 '비폰', '조인성폰' 등으로 화제를 끌었다. W폰은 SK텔레콤(017670)이 2005년 팬택에 매각한 휴대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의 대표작 '스카이폰'의 명성을 잇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W폰은 초기에 안착하는 듯 했으나 그해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휴대전화 시장 판도가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넘어갔다. 이후 저가형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아이폰과 삼성전자(005930) 갤럭시에 밀려 2011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차입이 크게 늘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SKC가 꾸준히 유상증자에 나서고 반도체 소재 사업을 이관하면서 부도 위기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001740) 회장(당시 SKC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C가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해 SKC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혐의로 지난 1월 최 전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 조 의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